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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모 "문재인 모신 최양식 경주시장 사죄하라" 항의집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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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경주지부 회원 100여 명이 경북 경주시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벌였다. 최양식 경주시장이 경주 지진 피해 현장을 찾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안내했다는 것이 이유다.

이들은 11일 오전 11시부터 시청 앞에서 태극기와 피켓을 들고 최 시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피켓에는 '최양식 시장은 누구의 일꾼인가' '보수를 불태워 죽인다는 문죄인을 만난 의도가 무엇인가'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지난 8일 문 전 대표는 5.8 규모 지진 피해를 입은 경주시 내남면을 방문해 최 시장과 만났다. 그는 지진 피해 민가를 둘러보고 최 시장과 안전대책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박사모 경주지부는 이를 두고 "최 시장이 문 전 대표에 대한 '의전'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항의 집회 무대에 오른 정한진 박사모 경주지부장은 "대통령이 되면 가장 먼저 북한부터 간다는 문재인을 왜 의전하느냐"며 "우리는 최양식 시장이 시민들 앞에서 사죄할 때까지 계속 집회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집회의 목적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최양식 경주시장 내려앉히기 두 가지"라고 덧붙였다.

한 50대 여성 회원은 욕설을 하며 문 전 대표와 최 시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싸가지 없는 최양식이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시킨 몸통 문재인을 의전했다. 썩을 X이 박 대통령의 이름을 팔아 시장이 되더니 하는 꼴이 형편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재인은 나라를 김정은에게 바치겠다고 하는데 이런 XXX를 만나는 최양식도 똑같은 XXX"라고 말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50대 남성 회원은 "종북 세력의 앞잡이 문재인을 버선발로 뛰어나가 맞이한 최 시장을 타도하고자 이 자리에 나왔다. 최 시장이 벌써부터 빨갱이 정권에 줄서기를 하고 있다"면서 "촛불집회를 이끄는 세력의 궁극적 목적은 대통령 하야가 아니가 대한민국의 적화통일"이라고 주장했다.

손석희 JTBC 사장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사회자가 "부모가 자식이 잘못했다고 버리지 않듯이 박 대통령이 실수했다고 버리면 되겠느냐"며 "언론 조작 손석희는 물러가라"고 외치자 집회 참가자들도 구호를 따라 외쳤다.

집회는 참가자들이 자진 해산하면서 오후 1시쯤 마무리됐다. 앞서 박사모 경주지부는 문 전 대표 방문 다음날인 지난 9일 경주시청을 항의 방문한 바 있다. 당시 최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그때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을 우려한 경찰은 11일 집회에 경찰 1개 중대를 시청 주변에 배치했다.

경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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