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적 구호대책 아쉽다|식품위주 지원…자재등 모자라|충남일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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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수해 7일째를 맞는 충남부여·서천·논산지역에는 각계각층에서 구호품이 답지하고 있으나 빵·라면·밀가루등 단기소비성물품에 치우쳐 피해주민들이 정작 원하고 있는 사료·농약·비료·부식·연료·의류·건설기자재 등이 크게 부족하다.
또 구호품 전달도 주먹구구식의 즉석 배분이어서 교통소통이 어렵지 않은 곳에 편중, 구호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 일부 피해지역 주민들이 항의농성을 벌이는등 말썽이 일고 있어 보다 효율적인 구호대책이 요청되고 있다.
◇복구 인력·장비부족=포클레인·덤프트럭등 중장비의 지원이 가장 시급한 문제.
부여군의 경우 자체보유분은 포클레인 1대·덤프트럭 4대등에 불과, 27일 현재 불도저·페이로더등을 상급관청·일반건설회사 등에서 지원받아 중장비 1백37대를 확보했으나 도로·하천·제방등 공공시설물 복구에 최소한으로 필요한 2백90여대에는 크게 모자라는 형편.
군청으로부터 중장비 3대를 지원받은 부여군은산면의 경우 도로유실이 커 별도로 포클레인등 3대를 개인에게 빌어쓰고 있으나 국도외에 군도로등의 복구는 손도 못대고 있다.
부여군초촌면의 경우 불도저가 없어 수마에 끊겨 밀려난 제방 흙더미를 밀어내는 작업등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군에서 배정해준 포클레인등 5대를 놓고 피해가 큰 22개 부락이 서로 끌어가려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구호품=쌀지급이 시작되면서 생라면 신세는 면했으나 부식이 모자라 맨밥에 끼니를 때워야하고 어린이들에게 줄 우유·과자가 모자란다.
논산군의 경우 빵 2천 상자·라면 2만3천 상자·밀가루 1만3천여 부대등은 그대로 쌓여있으나 속옷등이 모자라 옷을 갈아입지 못하고 솥과 연탄이 없어 밥을 못해먹는 이재민이 부지기수.
◇구호소외지역 항의소동=부여군세도면주민 3백여명은 27일하오1시 부여군청으로 몰려가 『지난22일 수해로 고립된뒤 먹을것이 동이난 상태에서 지금까지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 대책을 호소했다.
또 부여군석성면봉정3리 주민들과 논산군 노성면 화곡리 주민들은 『구호품이 많이 왔다는데 왜 하나도 전달이 안되느냐』며 관청에 전화등으로 항의하기도 했다.
교통·통신의 두절로 실제 피해가 가장 큰 서천군 문산면 금복리등 오지에는 군·면관계자들이 발걸음조차 하지 않아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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