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7∼8월에 67%가 통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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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우리나라 서해안으로 제8호태풍「앨릭스」가 접근하는 가운데 제7호 태풍「윈」도일본남쪽해상으로 접근,전국을 긴장시키고 있다.우리나라에는 7월 하순부터8월하순까지 가장 많은 태풍이 내습한다.중앙기상대 집계에 따르면 1904년부터 지난85년까지 82년간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은 모두 2백55개(한해 평균3.1개)였다.그중 7월이 73개,8월이 98개로 두달 한해 전체의 67%를 차지하고 있다.좀더 세분해 보면 7월중순26개,7월하순 32개,8월 상순·중순에 각각30개,8월하순38개였다.과거의 통계를 보아 7월의태풍은 대만부근에서 중국본토연안을따라 북상,서해로부터 우리나라 중북부지방을 통과했다.또 8월의 태풍은 보통 동지나해로부터 군산·청주·강릉지방을 연결하는 중부지방을 대각선으로 횡단했다.지난번 우리나라 남부지방을강타한「셀마」는 7월형 태풍과는 크게 다르게 8월말형에 가까운 변형 진로로 지나갔다.9월에도 태풍이 만만치않게 내습,지난 82년간 64개나 한반도를 덮쳤다.9월의 태풍은
남쪽 해상으로부터 일본 오키나와 동쪽해상을지나 일본열도쪽으로 진행하기때문에 주로 우리나라 남해안을 강타한다.6월의 태풍(지난82년간 13개)은 동지나해상에서 계속 서쪽으로 가서 서지나해상으로 빠지고 10월의 태풍(6개)은 일본남쪽해상으로 지나간다.따라서 우리나라는 7,8,9월 태풍의 영향을 받고 있다.북상하고 있는 태풍「앨릭스」는 시기적으로는 7월형이지만 오호츠크해쪽의 북태평양고기압이 이를 서쪽으로 밀고 있어 중국쪽으로 빠져버릴지 확실한 진로는 예상하기 어렵다는것이 기상당국의 얘기다.
태풍 진로가 계절에 따라 점차 남하하는 것은 북태평양고기압세력의 약화와 관계가 있다.특히 7월말∼8월상순사이의 태풍은 우리나라의 동남↓북서쪽을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위치적으로 보아 큰 피해를 낼 가능성이 있다.태풍은 원자탄 수만배의 에너지를 갖고 태풍의 직경이 작은 것은 2백㎞,큰것은 1천5백㎞나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형이든 한반도를 통과하면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태풍의강도가 어느 정도인가가 보다더중요하다는 것을 알수 있다.
태풍은 일반적으로 약한 열대성 저기압으로 발생해 적도 부근의 동풍에 밀려 서쪽으로 진행하다 점차 북쪽으로 올라오면서 열대성 폭풍으로,이것이 더욱 커져 태풍으로 변한다.또 말기에는 북동쪽으로 진행한다.즉 북태평양고기압의 서쪽 가장자리를 돌아 오른쪽을 바라보면서 진행하므로 7월중순∼9월초에 우리나라를 통과하게된다.
태풍이 서쪽으로 이동하는 동안의 평균 속도는 시속20㎞ 정도고 동쪽으로 방향을 틀때는 다소 느려지다가 동쪽으로일단 방향을 잡아 진행 할때는 시속40∼80㎞이상으로 빨라져 피해를 준다.
태풍은 항상 같은 경로로 가는것이 아니라 이상진로를 취하는 경우도 많다.1934년7월,68년7∼8월,72년7월엔 각각 종잡을수 없는 지그잭의이상진로를 그렸다.
우리나라 태풍사상 최대의피해를 낸「사라」호(59년9월16∼17일)는 8월형 진로를따라갔다.중심기압 9백25밀리바(A급)의 7호태풍「윈」이 마치 6월형처럼 서쪽으로 가고 있는 것도 이상진로라 할 수 있다.1백39명의 사망자를 낸「애그니스」(81년 8월3l일∼9월4일)를 비롯해 80년대들어서의 태풍은 대부분 8,9월중에 발생,7월형 태풍은 최근들어 81년7월31일을 빼고는 올해가 처음이다.최근 10여년 사이의 7월말∼8월중순까지의 태풍으로는▲85년8월8∼11일,8월13∼14일▲81년8월1∼3일▲80년7월31일∼8월2일▲78년8월1∼3일▲76년7월24∼26일▲75년7월30∼31일등의 예를 들수 있다.태풍의 피해는 태풍 통과때의 순간최대풍속과 관계가 있다.풍속이 가장 빨랐던 것은 역시「사라」호로 제주·여수·울릉도등에서 초속 46.1∼46.9m,「엠마」(56년),「루이스」(55년),「오키드」(80년) 호등이 초속42.3∼45.7m였다.이 태풍들은 9월11∼30일 남해안쪽을 통과,통계적으로는 7,8월 태풍보다 9월 태풍이 무서운 것으로 나타났다.태풍은 또 집중호우를 동반한다.역대기록으로는「준」(84년9월2일)이 시간당 86.7㎜의 호우를 뿌린 것을 비롯,「클래라」(81년9월24일)는 84.1㎜,「헬렌」(61년8월4일)은 79.4㎜,「그레이스」(58년9월6일)는 74㎜를 뿌렸다. 〔김광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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