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보도, TV 제기능 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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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갑작스런 호우와 태풍이 중부지방을 강타하고간 지난주 양TV는 22일 긴급재해방송을 비롯, 수해상황보도와 수재민돕기운동등을 내보내 국민이 수탁한 전파를 국민을 위해 사용, TV의 공기능을 보여주었다.
K-1TV는 23일 『9시 뉴스』를 수해의 현장인 중부지방의 대전에서 진행, 20여분을 연장방송 했으며 25∼26일에는 『사랑의 손잡기-수재민을 도웁시다』를 생방송으로 전개해 TV의 여론흡인력을 새삼느끼게 했다. M-TV 역시 경보방송과 함께 25일 오전 대대적으로 수재민돕기운동을 벌였다.
공영방송으로서의 KBS가 모처럼 제기능을 능동적으로 발회한 이번 「수해방송」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간의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방송전문가들에 따르면 우선▲수해실황을 보도하는 태도가 냉정성을 잃고 지나치게 흥분되어 있지 않았느냐는 지적.
27일 현재 한강지역의 호우주의보방송도 당장 물이 넘칠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데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은 좋지만 상황을 객관적으로 전달, 시청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침착한 판단을 유도했어야 더욱 바람직한 방송이 되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다음은▲수재민돕기 생방송이 틀에 박힌 형식으로 진행되지 않았느냐는점.
성금접수상황, 각계의 온정, 진행자의 웅변적인 호소등을 비추는 것만으로 소임을 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방송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이를 계속 지켜보기에는 너무 지리한 진행이었다는 지적이다.
또한 편성이 방송사 고유의 권한이긴 하지만 26일 K-1TV외에는 스포츠 중계따위를 계속 방영하는가 하면 오락프로까지도 줄곧 내보낸 것은 미리 고려할 일이었다는 지적이다.
또 수재민 돕기방송에 시청자의 관심을 효과적으로 집약시키기 위해서는 시청자들의 일과성동정심이 아닌 감정에 직접 호소, 국민적 동질성의 확보라는 차원까지 창출했어야했다. 아픔을 당한 수재민들의 원망의 소리도 생생하게 내보내는등 인재의 성격도 강한 이번 수재를 냉엄하게 직시하는 자세가 부족했다.
즉▲ 정부의 치수대책의 문제점 및 기상관측시설의 낙후와 책임을 묻는 비판적 보도가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수해를 계기로 현 공영방송체제에서 지방방송의 문제점도 지적될수 있다.
중앙방송국이 전국의 수해실태를 취합, 다시 전국에 내보내는 방식은 수해의 심각성을 전국적으로 전파하는데 유용할지 모르나 정작 수해지역에 필요한 정보를 신속히, 또 자세히 보도할수 있는 것은 해당지방방송이라는 점에서 지방별 독자적인 뉴스진행이 활발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밖에▲현재 딱딱하고 형식적으로 내보내는 일기예보방송도 인원의 확충과 진행방식의 개선을 통해 유연하고 정확한 예보방송을 할수있도록 획기적인 방안이 모색돼야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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