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5∼6편 연일 매진|장마·방학·학원가안정등 영향|『플래툰』20만돌파…방화 『미미…』도 홈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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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요즘 극장가에 예년에 볼 수 없던 많은 관객이 몰려들고 있다. 개봉 영화의 절반가량이 하루 5천명이상의 관객을 끌어들여 거의 전회매진사태를 빚고 있다. 서울은 물론이고 지방도 관객이 넘치고 있다.
영화계는 이를 두고 『이변이 일어났다』 고 까지 표현한다.
지난 수년동안 여름철대목에 한 두편의 영화가 히트한 적은 있어도 이처럼 5∼6편이 한꺼번에 흥행에 성공한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올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수상한 화제작 『플래툰』 은 개봉 20일만에 벌써 관객이 20만명을 넘어섰고 『백 투 더 퓨처』 는 하루 1만명 가까운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 『스타워즈Ⅲ』『프레데터』도 개봉이후 연일 매진사태를 빚고 있으며,「실베스터·스탤론」이 주연한 『로키Ⅳ』 『오버 더 톱』 에도 이른 아침부터 젊은 관객들이 몰려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한국영화『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도 외화를 능가하는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
『백 투 더 퓨처』가 상영되고 있는 D극장에는 상오 5시쯤부터 청소년관객이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룬다.
서울시극장협회의 한상철전무는 『최근 수년동안 각 극장이 이처럼 호황을 누린적은 없었다』고 말하고 『전체적인 관객이 예년에 비해 30%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힌다.
영화계는 올 여름철에 관객이 이처럼 크게 늘어난 것에 대해 우선 『백투 더 퓨처』 『로키Ⅳ』 등 그동안 수입이 막혀있던 화제작들이 한꺼번에 개봉된 점을 들고 있다.
다양한 내용의 많은 오락영화들이 그동안 영화에 무관심했던 관객들까지 끌어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상영중인 외화들은 대부분 지난 2∼3년 동안 미국은 물론 세계 흥행시장을 석권했던 흥행 대작들로 수입가도 30만∼50만 달러에 이른다.
또 요즘이 장마시즌으로 본격적인 바캉스가 시작되지 않아 방학과 휴가를 맞은 학생·시민들이 극장을 찾고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의 민주화조치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와 학원가외 안정도 영화흥행에 크게 도움을 주고있다는 견해도 많다.
전반적인 관객증가에 발맞춰 각 극장들은 너나할것없이 T셔츠·목걸이등 사은품까지 내걸고 치열한 관객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몇몇 극장에서는 첫회가 하오보다 관객이 더 몰리는 기현상마저 빚고 있다.
영화제목이 프린트된 T셔츠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기는 대단하다. 미처 사은품을 받지 못한 청소년들은 이를 2천원씩 사고 있는데 한 극장에서는 하루 2천여벌씩 날러 짭짤한 재미도 보고 있다.
영화인들은 『몇년동안의 불황끝에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고 요즘의 관객증가를 반가와 하면서 『이 여세를 몰아 다시 한번 영화의 중흥기를 이뤄야겠다』 고 의욕을 보인다. <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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