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의 대중음식 육류가 제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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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0일은 올해의 삼복더위가 시작되는 초복. 한여름의 본격적인 무더위를 이기기 위해 옛 조상들은 이열치열과 이냉치열의 방법을 구사했다.
보신탕으로 통하는 개장은 가장 대표적인 이열치열 음식. 여기에 입맛이나 그밖의 형편에 따라 개고기대신 닭을 쓰면 닭개장, 쇠고기를 쓰면 육개장이라고 부른 것만 보아도 전통 시식에서 개강의 위치를 짐작할 수 있다고 식품사학자 이성우교수(한양대)는 말한다.
체력소모가 많은 여름철에 단백질이 풍부한 육류가 영양보충에 제격인데다 개장종류에 들어가는 파·마늘·고추등의 양념들은 열을 내어 흠뻑 땀흘리게 하는 음식이라는 것. 또 1800연대초에 나온 『동국세시기』에 「구장」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개장이「보신탕」으로 불리게된 것은 개화기 이후라고 설명한다.
그밖의 뜨거운 음식으로는 닭에다 인삼·대추·밤·찹쌀등을 넣고 끓인 삼계탕, 햇밀로 국수 비슷하게 만든 철립등이 있다. 자라·가물치·뱀장어등을 고아먹기도 했는데 요즘은 조기·민어·도미·범어등 담백한 흰살생선들로 매운탕을 끓이기도 한다.
복중에 악귀를 쫓고 무병 하려는 뜻에서 찹쌀로 빚은 새알심을 넣어 쑤어먹던 팥죽은 이제 사라진 세시풍속.
한편 냉장고가 없던 옛날에는 복더위에 대처하라는 뜻에서 높은 벼슬아치들에게 빙표를 나눠주어 궁중의 장빙고에 가서 얼음을 타가게 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찬 우물속에 담갔다 먹는「복(복)덜음」과일들은 이냉치열음식. 그밖에 오이나 미역으로 만든 냉국이 있다.
또 복중에는 시원한 약수터를 찾기도 했는데, 복날 아이들이 미역감으면 몸에 살이 붙지 않는다고 해서 이를 금했고 만일 초복에 목욕을 했다면 중복과 말복에도 목욕을 해야 액막이가 된다고 믿었다.
하지이후 세번째 경일을 초복, 네번째 경일을 중복, 또 입추 뒤에 첫 번째 경일을 말복이라 하는데 올해는 중복이 30일, 말복은 8월9일.<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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