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앞날」 낙관은 이르다|법과 제도를 바꾼다고 모든문제 해결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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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권견<경기도안산시고잔동 주공아파트 902동806호> 긴 어둠을 뚫고 먼동이 터온다. 이한열군을 비롯한 수많은 젊은이들의 희생을 딛고 민주화의 아침이 밝아온다.
그러나 아직은 마음놓고 울고, 웃지는 말자. 과잉충성과 눈치로 빌붙어온 권력의 시녀들이 곳곳에 책임자로 있고 카멜레온같은 사이비 지식인과 정치기회주의자들의 혀가 날름거리는 한, 그리고 이땅에 불신과 고통을 심은 장본인들이 진실로 회개의 눈물을 흘리지 않는한 우리는 결코 마음을 놓아서는 안된다.
법을 고치고 절차를 바꾼다 하여 바로 민주화가 되는것은 아니다. 5·16이후 무려 26년간 맺혀서 경직된 대화가 하루아침에 악수하고 마주 웃는다하여 타협되는 것도 아니다.
도덕과 신뢰가 정치와 사회의 기반이 되어 양심과 정의가 무엇보다 우선할수 있는, 참된 민주화의 꽃이 피어날 수 있는 그때까지 우리는「민주」의 수레바퀴가 거꾸로 도는것을 막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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