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에 무균 미니돼지를 제공했던 김윤범(76.사진) 시카고 의대 교수가 최근의 사이언스 논문 조작 사태에 분노, 서울대 의대 측에 자신의 무균돼지를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청해 왔다.
김 교수는 최근 서울대 의대 왕규창 학장과 이왕재 연구부학장에게 편지를 보내 "이번 황 교수 논문 조작 사건을 통해 무균돼지가 진리에 입각해 잘 사용되리란 믿음에 의구심이 생겼으므로 앞으로 이 돼지의 용도에 대해 확인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2003년 3월 황 교수팀의 이병천 교수를 미국으로 초청, 무균돼지 배아의 체세포 40여 개를 드라이아이스 상자에 넣어 건넸다. 김 교수는 또 2004년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서울대 의대 특수생명자원연구동의 무균돼지 실험실에 24마리를 기증했고, 현재 80여 마리로 불어나 잘 자라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 이 무균돼지를 분양하거나 이를 이용한 실험을 계획할 때는 김 교수에게 그 내용을 문서화된 자료(written document)로 받아볼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왕재 교수는 "김 교수가 무균돼지에 대한 국제특허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단 국제적인 특허가 난 동물은 비용을 지불하고 분양을 받았다 하더라도 이후 용도에 대해 특허권자에게 신고하는 게 국제적인 규약"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김 교수는 미국 미네소타 의대에서 면역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45년간 무균돼지를 연구해 왔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