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난해 4분기 매출 15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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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지난해 실적은 반도체가 꾸준히 이익을 올리는 가운데 상반기 휴대전화, 하반기 LCD가 힘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의 경우 매 분기 1조원 이상의 이익을 냈다. 특히 D램 가격의 하락에도 낸드플래시 생산량이 1년간 200% 이상 늘어나며 매출과 이익을 뒷받침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휴대전화가 톡톡히 '효자 노릇'을 했다. 4분기에는 신제품 출시 등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이익은 3800억원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2720만 대를 팔아 사상 최대의 판매 대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억 대 이상의 휴대전화를 전 세계에 팔았다.

상반기 중 지속적인 패널 가격 하락으로 겨우 손익을 맞추던 LCD는 하반기에 부쩍 힘을 냈다. 7세대 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하고 32인치 이상 TV용 대형 패널의 공급이 달리는 지경에 이르면서 이익도 큰 폭으로 늘어 하반기에만 7000억원의 이익을 냈다. 생활가전과 디지털미디어 분야는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에는 반도체가 성장을 이끄는 가운데 LCD가 뒤를 받치는 형국이 될 전망이다. 반도체의 경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고 영업이익률이 50%를 웃도는 낸드플래시가 올해에도 이익 창출의 '보물단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MP3.디지털카메라.휴대전화 등 디지털 기기들에 고용량 낸드플래시 채택이 잇따를 전망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반기에는 D램 실적도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X박스 360' 등의 게임기와 '윈도 비스타' 같은 운영체제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고부가 그래픽 D램과 대용량 DDR2 메모리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LCD의 경우 지난해 7-1라인의 성공적 가동에 이어 이달 7-2라인도 조기 양산 체제에 돌입함에 따라 독일 월드컵 등을 앞두고 큰 폭으로 성장하는 대형 TV용 패널 수요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삼성전자는 기대하고 있다. 휴대전화도 휴대인터넷(와이브로) 등 차세대 서비스가 본격 도입되면서 프리미엄급 휴대전화가 많이 팔릴 전망이다. 문제는 1000원 이하로 떨어진 환율이다.

주우식 전무는 "올해는 달러 환율을 평균 900원대 중반까지 예상하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며 "LCD.플래시메모리 등에 초과 수요가 있고, 휴대전화 등의 유럽 매출 비중을 늘리고 결제 통화를 다변화하는 등의 대책을 통해 충분히 환율 하락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올해도 자사주는 2조원 이상을 매입할 계획이며 현금 보유 규모는 지난해 말보다 3조원이 늘어난 총 1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해외법인을 포함한 연결 기준 매출액이 8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설비 투자는 반도체(5조6300억원).LCD(2조3700억원)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8% 감소한 9조2300억원을 투입하는 데 그칠 예정이지만 연구개발(R&D)에는 지난해보다 12% 늘어난 6조800억원을 집중적으로 쏟아 붓는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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