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평양 대부흥운동 100돌 … 개신교계 '2007 포럼' 조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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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1907년 10월 평양에서 장로교 최초로 목사 안수를 받은 7인의 목사. 앞줄 왼쪽에서 세번째가 길선주 목사.

개신교계가 범교단적으로'2007 포럼'(회장 이승영 새벽교회 담임목사)을 조직해 한국사회와 교회의 변화를 소망하는 영성운동에 나섰다. 1907년 평양 대부흥운동 100주년을 앞둔 움직임이다.

우선 22~2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새벽월드 평화센터에서 ' 서울 성령 대회'을 연다. 여기서 "한국교회의 성장 중심의 외적인 부흥이 내적인 신앙의 성숙함으로 발현되지 못한 현실을 성찰"하고 그리스도인의 역할을 진지하게 되짚어본다. 이어 정기 연구 포럼 활동, 금요 평화 기도회 개최, 150여개 국에 있는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와의 관계 구축 등을 통해 2007년 1월에 있을 '평양 대부흥운동 100주년 기념 세계대회'를 준비한다. '2007 포럼'은 이와 함께 내년 대회를 '죽어가는 모든 생명을 살리는 한국발 21세기 부흥.생명운동'으로 정의하고 1907년의 부흥정신을 이어 받은 포럼 취지 일곱 가지를 밝혔다.

1907 당시 평양 장대현교회.

1. 교회의 본질적 사명을 새롭게 발견하는 성령운동. 2. 교회의 사명을 다하지 못한 회개를 통한 복음문화운동. 3. 이웃을 위해 신앙과 삶의 일치를 이루려는 신앙생활운동. 4.성경을 다시 배우고 익혀서 섬김과 나눔을 실천하는 말씀회복운동. 5. 세계복음화를 이끄는 선교운동. 6. 권력과 폭력과 죽음의 문화를 극복하는 평등운동. 7. 한반도와 세계에 자비와 화해를 실현하는 평화운동이다.

1907년 평양 대부흥운동은 그해 1월 평양 장대현교회에서 길선주 장로에 의해 시작됐다. 한국인 최초로 장로교 목사 안수를 받기로 된 그가 교인들 앞에서 '회개의 말'을 쏟아 놓은 것이다. 길 장로는 당시 자신을 여호와의 재물을 훔친 구약성서의 인물 아간에 비유했다. 이에 자극 받은 교인들도 잇따라 회개하고 고백하면서 오후 7시에 시작된 예배가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졌다.

장대현교회 소식은 개신교 학교들을 중심으로 삽시간에 퍼져나가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개신교교세 확산의 기폭제가 됐다. 신학계는 이 부흥운동을 "그 당시 한국 민족이 당면한 위기 상황에서 신앙을 통해 개인의 삶을 변화시키고 절망에 빠진 민족에게 도덕적인 위로와 소망을 주었다"고 평가한다.

'2007 포럼' 공동대회장인 김원배 목사는 1907년의 운동이 '성령이 찾아온 것'이라면 이번엔 '성령을 부르는 것'으로 정의하고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변화 →교회 내적 변화→ 사회의 변화 견인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했다. 대외협력 부문을 맡은 김은혜 교수(장로회신대)는 영성.생명.평화.민중.여성 등의 주제를 사회적으로 구체화하는 것도 이번 부흥운동의 시대적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헌익 문화담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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