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이제 정치 2선으로 물러나 백의종군 하겠다"

중앙일보

입력

 

새누리당 친박계 중진 최경환 의원이 29일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정치 2선으로 물러나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이날 오후 새누리당 전국위원회에서 당 비대위원장으로 인명진 목사가 선출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제 국회 공식 일정을 제외하고는 지역에 머물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의원은 “‘낙동강 전선’을 오가며 새누리당을 아꼈주셨던 분들을 만나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사죄하며 용서를 비는 시간을 갖겠다”고도 했다. 최 의원은 인명진 비대위원장에 대해 “축하의 말씀을 전하며 새누리당을 새로운 모습으로 잘 이끌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적었다.

이어 최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관련 사태에 대해 “최근 몇 달간은 견디기 힘든 시간들이었다.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혼신을 다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대통령이 탄핵 소추까지 당하는 모습을 보며 겪어야 했던 정신적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표현했다. 최 의원은 지난 9일 국회에서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될 때 300명의 국회의원 중 유일하게 투표에 불참했다. 그는 당시 상황을 언급하며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것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동료 의원들이 투표하는 상황을 더 이상 볼 수 없었다”며 “저 혼자 국회 본회의장을 떠날 때의 그 절망감은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분당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보며 당을 지켜내지 못한 죄책감과 책임감을 통감하며 밤마다 깊은 번민의 시간을 보냈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굽은 소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속담을 언급한 뒤 “굽은 소나무가 되고 싶다. 그래서 새누리당의 재건과 정권재창출을 위해 미력하나마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글을 마쳤다.
앞서 최 의원은 전날 친박계 의원 10여명과 송년 만찬 모임을 가진 자리에서 백의 종군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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