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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내가 대통령 사랑받아? 어떤 핍박 받았는지 잘 아시는 분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새누리당 탈당과 함께 보수신당 창당 추진을 선언한 유승민 의원은 21일 "(대선 전) 새누리당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고 말했다.

당내 비주류 의원 30여 명이 분당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결국 대선 전에는 보수 정당간 합종연횡이 이뤄질거란 관측에 대해서다.

유 의원은 이날 JTBC 뉴스룸에 출연해 "0.1% 가능성만 있더라도 끝까지 당에 남아서 개혁하겠다는 입장이 강했지만, 소위 친박들의 저항에 워낙 세서 도저히 당내에서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단순히 친박, 비박이 싸우다 나가는 게 아니라 좀 제대로 된 보수를 해보자고 나가는 것"이라고 보수신당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대통령의 사랑을 받았던 사람 중 하나가 아니었느냐"고 자신을 몰아세운 데 대해 유 의원은 "제가 원내대표를 하다가 사실상 쫓겨났을 때, 지난 총선에서 제가 공천 (못받아) 쫓겨나고 저하고 뜻을 같이 했던 많은 개혁적인 의원들이 공천학살을 당하고... 살아 있는 권력에 어떤 핍박을 받았는지 잘 아시는 분이 그런 표현을 쓰시니까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4·13 국회의원 총선 당시 새누리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던 유 의원은 무소속 신분으로 지역구인 대구 동을에 출마해 당선됐고, 탈당한 지 85일만에 복당됐다.

2015년 6월,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달라"는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 이후 친박계는 유 의원을 당 원내대표직에서 사실상 끌어내렸다. 유 의원이 대야 협상을 하면서 국회의 행정부 시행령 수정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 통과를 주도했기 때문이라는 건 일종의 명분일 뿐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한나라당 시절 박근혜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낼만큼 최측근으로 불리던 유 의원이 박 대통령과 멀어진 건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이후부터다.

유 의원은 "대충 2007년 이후부터 (대통령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뭐랄까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그런 문제에 대해 제가 여러번 실망을 많이 했던 것 같다"며 "11년 전 대표 비서실장을 할 때부터 3인방(안봉근·이재만·정호성)의 문제점을 알았고, 3인방이 대통령과 장관, 국회의원의 소통을 가로막거나 중요한 국가 정책을 좌우하면 안된다고 여러번 지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순실이 (대통령) 뒤에서 모든걸 좌지우지하는 건 정말 몰랐다"며 "대통령에 대해 새누리당에서 저만큼 쓴소리를 한 사람이 없는데 제가 그걸 알았으면 결코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승민 의원 한 사람만 가지고는 (대권) 경쟁력이 그렇게 강하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 아니냐"는 손석희 앵커의 질문에 유 의원은 "신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올라가면 많은 좋은 후보들이 다 올 것"이라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같은 분도 당연히 환영하고, 먼저 탈당한 남경필 경기지사, 오늘 탈당 입장을 밝힌 원희룡 제주지사 등 많은 분들이 소위 개혁적 보수신당에 몰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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