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없이 몸매 보정"…유커 사로잡은 '엉덩이 박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09년 출시된 엉덩이 보정속옷 ‘닥터미즈’는 2013년 말쯤부터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으면서 거꾸로 국내에 알려진 제품이다. 최근엔 홈쇼핑 전용 상품까지 내놨다. 이 제품은 20년간 엉덩이 체형 수술로 ‘엉덩이 박사’란 별명을 가진 성형 전문의 황귀환 박사가 만들었다.

“외모 경쟁은 몸매 경쟁으로 확대될 것이다. 아름다운 여성의 척도는 엉덩이가 될 것이다.” 2004년, 당시 강북삼성병원에 근무하던 황귀환 박사가 한 성형학회에서 한 말이다.

12년이 지난 지금, 그의 말은 현실이 됐다. 강남 일대 휘트니스센터에선 일명 ‘엉짱’으로 불리는 엉덩이 미인이 되기 위한 운동법이 유행 중이고, 한 인기 걸그룹 멤버는 “내 몸매 비결은 엉뽕(엉덩이 패드)”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황 박사는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이상적인 엉덩이 둘레는 자신의 키 높이의 절반이며, 허리와 엉덩이 비율은 0.7대 1.0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165cm 키의 여성은 83cm 즉 33인치 둘레의 엉덩이가 가장 아름다운 셈이다. 황 박사는 “여성들이 35~40세에 접어들면 옆구리와 뒷구리, 그리고 허벅지 바깥쪽 즉 승마 살에 지방이 축적되고 셀룰라이트가 생긴다"며 "이 때문에 엉덩이가 사각형이 되고 펑퍼짐해진다”고 설명했다. 황 박사는 ”체형 변화에 대한 욕구는 강해도 수술에 두려움이 있거나 비용과 시간적 여유가 없는 여성들이 많다는 걸 보고 보정 속옷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닥터미즈는 기존 제품에 황 박사가 가진 의학적 지식을 더해 제품 착용 후 옷이 말려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문제점을 바로잡았다.

2013년 중국 국영 방송인 CCTV가 ‘재미난 제품이 중국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며 황 박사 제품을 보도해 그해 매출이 단숨에 80억원으로 뛰었다. 지난해 체형 보정 속옷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원더브라’ 수입사로 유명한 엠코르셋이 합작 법인을 제안해 ‘닥터미즈코리아’란 법인도 설립했다. 황 박사는 “한국 여성은 골반이 작고 근육의 양이 적어 체질적으로 엉덩이에 지방이 많기 때문에 엉덩이가 예쁘지 않다”면서 “엉덩이 보정 속옷은 외모에 관심있는 한국 여성에 필수 패션 아이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