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 22일부터 파업…안전사고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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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임금 교섭 결렬로 이달 22일부터 31일까지 열흘간 파업한다. 파업으로 일부 여객기가 운항을 취소해 대한항공 비행기표를 예약한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또 일부 노선은 조종사 수를 줄여 운항키로 해 조종사 휴식시간 부족 등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도 나온다.

하와이 노선 조종사 수 아시아나의 절반

16일 대한항공은 전체 조종사 2700명 여명 중 189명이 열흘간 파업하기로 함에 따라 22일부터 27일까지 5일간의 감편계획을 우선 발표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에 가입한 1100여명 중 189명이 파업하는 것이다. 계획에 따르면 국제선 중에는 인천공항에서 일본 나리타와 오사카, 홍콩,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가는 항공편 20편(왕복기준)이 운항을 취소한다. 미주ㆍ구주ㆍ대양주ㆍ동남아노선은 정상 운항한다.

국내선은 김포공항에서 김해ㆍ울산ㆍ여수공항으로 가는 편과 제주공항에서 김포ㆍ김해공항으로 가는 편 등 64편이 운항하지 않는다.

대한항공은 취소된 항공편은 홈페이지 등 여러 채널을 통해 공지할 예정이며, 해당 항공편에 예약한 승객들에게는 대체편 제공 및 환불 또는 목적지 변경 시 별도 위약금 없이 조치해 불편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갑작스런 항공편 취소 통보에 예약자들은 불편을 겪고 있다. 서울 서초동의 김모씨는 ”오후에 대한항공으로부터 홍콩행 항공기가 결항한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다른 항공편을 알아보고 있는데 연말이라 비행기표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파업으로 인해 일부 노선의 조종사도 줄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12일 인천공항에서 하와이로 가는 노선의 조종사를 3명에서 2명으로 줄였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같은 노선을 4명의 조종사가 운항한다. 법적으로는 운항시간이 8시간이 넘을 경우 세명의 조종사가 운항하면 되기 때문에 운항시간이 8시간 이내인 하와이 행 항공기의 조종사를 2명으로 줄인 것은 문제가 없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조종사 피로누적 등에 따른 우려가 나온다. 문제가 익명을 요구한 대한항공의 기내승무원은 ”하와이 갈 때는 비행시간만 7시간50분이고 지상에서의 준비시간까지 고려하면 8시간이 훌쩍 넘기 때문에 조종사가 많이 피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감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항공산업과 김배성 과장은“제한된 조종사로 무리하게 스케줄을 소화하지는 않는지 등을 세심하게 들여다 볼 계획”이라며 “점검은 대한항공 본사 종합통제실에서 항공일지, 스케줄, 조종사 편조 등의 서류검사와 공항 현장 점검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임금 인상률을 기존 요구안인 37%에서 29%로 낮춰 사측에 제시했지만 사측은 수년간 계속된 적자로 인해 회사 제시안 이상의 인상 요구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히면서 교섭은 결렬됐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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