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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13회시대열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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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검찰 후속인사가 태풍권에 들었다.
신임 정해창법무부장관(10회·58년 합격)-이종남검찰총장(12회·60년)의 취임은 고시8회 (56년) 시대의 종언과 고시13회(61년)시대의 개막을 예고하면서 한차례 인사태풍을 예보하고 있다.
고시8회와 13회는 합격자수로나 인물로 보아 검찰에 우뚝솟은 양대 산맥.
1백8명의 합격자를 낸 고시8회는 장관4명·총장 3명을 배출해 1백10명의 고시13회시대도 경우에 따라서는 장기화 할 전망.
현재 검찰에 남아있는 고시출신은 8희에서 16회(63년)까지 모두 58명. 또 사시는 검사장이 배출된 1회(63년)∼8회(68년)까지 71명이다.
신임 정장관-이총장체제는 검찰 내부에서 가장 이상적인 팀으로 일찌기 예상되어왔으나 박종철군사건으로 그시기가 앞당겨졌을 뿐이라는 중론. 법조계에서는 고시 8회가 88년까지 검찰을 이끌것으로 생각했고 그 이후에 바통을 넘겨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겼던것.
검찰의 체제정비를 앞두고 인사전망과 검찰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본다.
◇인사 태풍=고시 후배가 총장에 임명되면 선배들은 자리를 용퇴하는 것이 검찰의 관례여서 무더기 승진인사가 불가피하다.
현재 총장보다 고시선배인 김세권서울고검장(8회)은 사의를 표명했고 강용구대검공판송무부장과 박일흠대검감찰부장(이상 9회)도 거취가 주목된다. 김양균광주고검장·김주한대검총무부장·이병근수원지검장(이상 11회)등 6명이 검찰총장보다 선배이며 김기춘 대구고검장은 동기(12회).
또 고등검사장 세자리(대검차장·법무부차관·법무연수원장)가 비어있어 9명이 승진대상인데다 9월에는 부산고검이 신설돼 두자리가 더 늘게된다.
인사폭이 커 동기인 김기춘고검장은 자리바꿈 정도로 현직에 남을 가능성이 많다는게 검찰의 중론. 고시8회들은 물론 2회인 허형구총장시절동기 이종원대구고검장이 함께 현직에 있었던 전례도 있다.
이번 인사의 하이라이트는 9명이나 되는 고시13희 검사장의 거취문제.
서울지검장을 비롯한 일선 검사장과 법무부·대검의 주요간부를 독점하고 있는 13회는 대부분 89년까지가 계급정년.
특히 13회중 지검장을 지내지 않은 대검의 최상엽공안부장·한영석 중앙수사부장의 예우가 관심을 끌고 있다.
최공안부장은 고시13회 선두주자로 82년부터 6년째 어려운 일을 맡고있으며 한중수부장과 함께 일선검사장보직을 받지않았다.
12회 총장취임으로 13회의 고검장 승진이 불가피해져 13회중 3∼4명이 고검장으로 임명될듯.
또 재임 2년의 정구영서울검사장의 자리바꿈이 예상됨에 따라 「검찰의 꽃」이라고 불리는 서울검사장이 13회냐, 14회냐를 놓고 검찰의견이 분분하다.
13회일 경우에는 최상엽·한영석·허은도검사장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14회일 경우에는 김두희검찰국장이 유력.
이에따라 전국 12개지검 일선 검사장은 고시 15회와 16회가, 검사장 승진은 고시 16회·사시 1회가 주축을 이루며 경우에 따라서는 사시 2회까지로 내려갈 전망이다.
현재 사시에는 1회의 정경식, 8회의 박철언검사장이 있고 1회의 이건개서울지검 3차장·송종의부산지검차장과 2희의 황상구대전지검차장·정성진북부지청차장등이 버티고 있다.
◇검찰직제와 변천사=현재 검찰청법에 따른 검사의 직급은 검찰총장·고등검사장·검사장(속칭 대검검사)·고등검찰관(지검부장검사)·검찰관(평검사)으로 나뉜다.
검찰총장은 장관급이며 검사장 이상은 모두 차관급으로 대우한다.
「별자리」에 해당하는 검사장은 모두 31명. 전체 검사의 5%쯤이다.
법무부차관은 고등검사장급이지만 검사가 아닌 것이 특징.
검사는 개인이 독립기관의 성격을 띠고 있으나 다른 공무원과 달리 검찰청법에 「검사는 검찰사무에 관하여 상사의 명령에 복종한다」는 규정이 별도로 마련된 것도 특징.
◇법무장관·검찰총장=법무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책임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지만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할수 있는 독특한 2원구조로 얽혀있다.
국무위원이라는 정치적 자리인 법무장관은 건국후 이인초대장관에서 정해창장관에 이르기까지 36대를 기록, 평균 재임기간이 1년1개월가량. 검찰총장은 초대 권승렬총장에서 제21대 이종남총장에 이르고 있어 평균 2년의 수명을 누렸다. 역대장관중 이호씨(8, 20대)가 두차례에 걸쳐 5년으로 최장수를 기록했고 최단명으로는 5·16혁명으로 15일만에 물러난 이병하씨 (12대).
최장수 총장은 7년6개월을 재직한 신직수씨였고 정치근씨는 5개월로 최단명 총장이었다.
◇문책인사=역대 법무장관·검찰총장의 상당수가 문책의 성질을 띤 교체였다는것이 두드러진 특징이었으며 그때마다 검찰권 행사는 적지않은 시련을 겪어야했다.
초대 법무장관인 이인씨가 당시 상공장관 임영신씨에 대한 검찰의 독직죄 기소로 49년6월 자리에서 물러난것이 문책인사의 첫 케이스.
최근에는 81년3월 취임한 허형구총장이 사학비리수사와 저질연탄수사등 활발한 수사활동을 벌였으나 저질연탄수사에대한 책임을 지고 통상코스인 법무장관을 거치지 못하고 9개월만에 퇴임하고 말았다 (역대 검찰총장중 퇴임후 법무장관을 거친 사람이 11명으로 특히 신직수총장이 7l년6월 장관으로 옮겨앉으면서부터 이봉성·김치열·이선중·오탁근씨등 5명의 총장이 잇달아 장관에 기용됐다).
이종원장관은 82년5월 이철희-장영자부부 사건으로, 후임인 정치근장관도 총장재직중의 수사지휘등 이-장사건의 회오리에 말려 35일만에 물러나는등 문책이 잇달았다.
12대총선후 34대 장관에 취임한 김석휘씨는 85년7월 서울미문화원농성사건 첫공판때의 법정소요를 계기로 재직5개월만에 장관자리를 고시 동기생인 김성기씨에게 넘겨주었다. <신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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