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레터] 기우(杞憂)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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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운 하루였습니다. 새누리당 새 원내대표에는 친박 정우택 의원이 뽑혔습니다. 비박 나경원 의원과 7표 차이가 났습니다. 그가 받은 62표는 친박계 모임인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의 발기인 수와 동일합니다. 친박은 아직도 자기 살 생각만 하고 있는 것 아닌가하는 걱정이 듭니다. 걱정은 걱정일 뿐이길 바랍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법률 대리인단은 “탄핵 이유가 없으니 기각돼야 한다”는 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 냈습니다. “탄핵 사유 사실 및 법률 관계 모두 다툴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법적 항변권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의견서에 대한 민심은 곱지 않습니다. SNS에선 비난 글이 쇄도합니다. 대통령의 반격이라 해야할지, 자충수라 해야할지, 이 또한 우려스러운 대목입니다.

무엇보다 혼란한 건 민생입니다. 농심은 오늘 라면 가격을 5.5% 올린다고 밝혔습니다. 신라면은 780원에서 830원으로, 짜파게티는 900원에서 950원이 됐습니다. 5년여만에 인상이라지만, 서민 살림에 달가울 게 없는 소식입니다. 지난달에는 맥주 값이 6%씩 올랐고, 콜라도 5% 값이 뛰었습니다. 파리바게뜨도 빵 가격을 이미 평균 6.6%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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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오름세는 이걸로 끝이 아닐 것 같아 걱정입니다. 유가가 관건입니다. 석유 수출국의 감산으로 유가가 오름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후 가까워지고 있는 미ㆍ러 관계는 기름값 상승을 부채질할 수도 있습니다. 러시아 경제는 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기업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물론 가능성일 뿐입니다. 모든 기우가 기우로 끝나길 바랄 뿐입니다.

김영훈 디지털담당 filic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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