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에 계란 값 껑충, '1인 1판' 제한도… 가금류 등 이동중지 명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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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독차량이 포천시 AI 발생 농장이 있는 마을을 돌며 소독약을 뿌리고 있는 모습.[중앙포토]

소독차량이 포천시 AI 발생 농장이 있는 마을을 돌며 소독약을 뿌리고 있는 모습.[중앙포토]

AI 확산으로 알을 낳는 닭인 산란계의 살처분이 늘면서 계란 값이 상승하고 있다. [중앙포토]

AI 확산으로 알을 낳는 닭인 산란계의 살처분이 늘면서 계란 값이 상승하고 있다. [중앙포토]

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되면서 닭고기와 계란 값이 고공 행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형 마트에서는 이미 계란 가격을 5% 정도 인상했으며, 일부 지역의 마트에선 계란 판매량을 '1인1판'으로 제한하는 등 '계란 파동'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지난달 말부터 전국적으로 이뤄진 가금류 살처분에 따라 알을 낳는 산란계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계란 한 판의 소비자 평균가격(특란 중품 기준. 한판 30구)은 지난해 5416원에서 지난달 5648원, 이달 초 5826원으로 올랐다. 대형마트 3사는 상승한 도매가격 인상을 반영하여 지난 8일부터 계란가격을 평균 5% 정도 올렸다.

이마트에서 파는 알찬란(30구/대란)은 6280원, 일판란(30구/특란)은 6480원, 롯데마트에서는 무항상제 행복대란(30입/대란)이 6300원, 행복생생란(30입/특란)에 팔리고 있다. 프리미엄이나 1등급 같은 고가 계란 브랜드가 아닌 일반 계란들도 개당 소비자 가격이 200원을 넘어선 것이다.

특히 AI가 기능을 부리면서 산란계 140여 만 마리 등 가금류에 대한 살처분이 이뤄진 천안·아산 지역의 한 대형마트에선 '물량공급 부족'을 이유로 계란을 '1인 1판'으로 제한해 판매 중이다.

산란계는 올여름까지만 해도 7500여 만 마리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난 8~9월 폭염으로 300만~400만 마리가 감소했고, 지난달 말 이후 AI 감염 등으로 400만 마리의 산란계가 살처분되면서 현재 전국의 산란계 수는 6700만~6800만 마리로 감소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장바구니 물가 영향을 고려해 계란 값 인상을 최소화하곤 있긴 하지만 AI 확산세가 지속될 경우 계란값 상승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와 함께 계란 판매 제한도 이어질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AI 확산을 막기 위해 내일부터 이틀 동안 일시 이동중지(Standstill) 명령을 발령하기로 했다.

11일 현재 7개 시·도 23개 시·군에서 고병원성 AI(H5N6형)가 확진된 상태다. 오리(53%)와 산란계(35%) 농장에서 주로 발생됐고 887만8000수가 매몰됐다. 정부는 154만1000수를 더 살처분할 계획이다.

12일 정부는 이날 오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AI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전국 가금 관련 시설과 차량 등에 대해 일제 소독을 실시한 후 오는 13일 0시부터 14일 24시까지 48시간 동안 국가동물방역통합시스템에 등록된 8만9000개 가금류 관련 사람·차량·물품 등을 대상으로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할 방침이다.

AI는 지난 일주일 동안 19개 시·군에서 산발적으로 발생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또 계란을 비롯한 가금류 수급을 안정시키고 살처분 보상금 등 피해농가 지원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미 지원한 111억원에 더해 보상금 75억원과 생계안정자금(3억6000만원)은 올해 안에 지원할 계획이다.

박혜민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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