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헌재 결정까지 여전히 안갯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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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가결되는 순간 서울 서린동 SK 사옥에서도 임직원들이 사무실 곳곳에서 TV를 통해 국회 생중계 장면을 지켜봤다. SK 관계자는 “탄핵안이 부결됐을 때보다 경제 불확실성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 투성이다. 총리 권한대행 체제는 어떻게 될지, 헌재 결정은 언제 어떻게 나올지 여전히 안갯속이라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등 신년 계획 차질 우려
총리 중심 정교한 통상정책 주문

특히 특검을 앞둔 기업은 탄핵 여부와 관계없이 ‘긴장 모드’다.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소속 임직원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일요일 출근한다. 삼성전자 한 임원은 “바뀐 건 없다. 글로벌 기업이 탄핵 같은 정치적 이슈로 흔들려선 안 된다. 이번 주말도 특검 준비로 바쁠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 관계자는 “예상했던 터라 큰 충격은 없다”면서도 “총수가 언제 또 조사를 받을지, 압수수색이 이어지진 않을지, 특검 수사가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터라 어수선하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다음주로 예정된 해외 법인장 회의를 잠정 연기했다. 정몽구 회장은 매년 12월 중순 해외 법인장 60여 명을 양재동 본사로 소환해 회의를 주재해왔다.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신년 사업 계획을 짜는 자리다. 현대차 관계자는 “탄핵 이후 헌재 결정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 신년 사업계획을 짜는 데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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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자체가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더라도 국정 공백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특히 외교통상 부문에서 있을 수 있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우려했다.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한국은 수출 중심 경제구조인 만큼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부재한 상황이더라도 총리 중심으로 정교한 외교통상 대비책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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