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사생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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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워싱턴 정가가 섹스 스캔들에 휘말렸다. 주인공은 민주당 대통령후보 지명전의 선두주자 「게리·하트전상원의원」그는 부인이 집을 비운 사이 한 모델양을 집으로 끌어들여 하룻밤을 같이 보낸 것이신문에 보도되었다.
당사자들은 「이상한 관계」가 없었다고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아무도 그 말을 믿으려들지 않는다. 설사 그 말을 믿는다 하더라도 선거를 눈 앞에 둔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배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매는」행위는 대통령감으로서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여론이 들끓고 있다.
그래서 「하트」의 「대통령 꿈」은 하루 아침에 표류하기 시작했다.
69년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그때의 주인공은 역시 민주당 대통령 지명전의 선두주자였던「에드워드·케네디」상원의원. 그는 작고한 형「로버트·케네디」의 여비서와 한밤중 자동차 데이트를 즐기다 호수에 빠졌다. 여비서는 익사하고 「에드워드」만 살아났다.
그런데 「에드워드」가 사건을 신고한 것은 10시간이 지난 뒤였다. 섹스 스캔들도 문제지만 그것을 은폐하려한 것이 더욱 큰 문제가 되었다.
결국 「에드워드」는 72년의 대통령꿈을 포기하고 말았다.
정치인들의 무절제한 사생활이 자신의 정치생명과 함수관계를 갖게된 것은 19세기 영국 「빅토리아」여왕때부터다.
평생을 처녀로 살았더 이 근엄한 여왕은 신하들이 사람하고 결혼하는 것까지는 참견하지 않았지만, 혼외 정사에 대해서는 가차없는 단죄의 매를 들었다. 어떻게 보면 노처녀의 히스테데리가 영국 정가의 질서를 바로 잡은 채찍이 되었다.
하지만 그런 전통도 오래 가지는 못했다. 63년 「프로퓨머」 육군상과 한 창녀의 섹스 스캔들이후 영국정가는 매년 이런 스캔들로 영일이 없다.
그러나 영국보다 한술 더 뜨는게 워싱턴 정가다. 몇년전 서독의 슈테른지는 「미국 정가의 섹스」를 특집으로 꾸민 일이 있었다. 그 결론이 재미있다.
섹스 스캔들이 유독 미국정치가들에게 많은 것은 일반적 남성상과 권력을쥔 남성상을 구별하는 미국식 남성상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들은 열심히 타락의 길을 쫓으면서도 바로 자신들이 주먹과 권총으로 타락된 사람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수 있다고 믿고있는 것이다.『정치가가 가질수 있는 최대의 자산은 여성관계에 있어 책임을 추궁당하지 않는 기록』이라고한 작가 「서머시트·몸」의 말은 모든 정치가들에게 좋은 충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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