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일 만에 비대위원장 물러나는 박지원…"새누리당, 탄핵 열차 동승하라"

중앙일보

입력

박지원(국민의당 비대위 대표 겸 원내대표). 박종근 기자

박지원(국민의당 비대위 대표 겸 원내대표). 박종근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60일 만에 비대위원장 직을 내려놨다.

박 비대위원장은 본인이 마지막으로 주재하는 비대위 회의에에서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으면서 마지막으로 새누리당 동료 의원들에게 촉구한다”며 “9일부터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에 나서겠다고 천명해달라. 박 대통령과 결별하고 국민과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우리는 루비콘 강을 건넜고 탄핵의 외길만 남았다”며 “박 대통령을 버려야 대한민국이 산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탄핵열차의 빈칸은 아직도 많다. 새누리당 친박, 비박 가릴 것 없이 동승하라”며 “모두 촛불민심과 역사 앞에서 마음을 비우고 준엄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비대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4월 퇴진을 약속하더라도 탄핵을 해야 한다”면서 “이미 촛불민심과 분노가 대통령의 국정복귀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제 질서있는 퇴진도 용납하지 않는다. 오직 탄핵이다”고 강조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을 마무리 하는 소감으로 “운명의 날을 앞두고 국민의 희망으로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물러나게 돼 각오를 새롭게 다질 것”이라며 “국민의당 원내대표로서 국회와 우리당이 국가 위기를 수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결코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국회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민생과 안보를 챙기는 것은 물론 이후 상황을 준비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후 기자 간담회에서 “제가 주장했던 ‘선총리 후탄핵’의 질서있는 퇴진을 했다고 하면 역사교과서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국민통합위원장 임명, 그리고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배치와 연게된 중국 경제 보복에 대해서 여기까지 왔을까 하는 생각을 갖는다”며 자신이 주장해왔던 선총리 주장이 민주당 등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박 비대위원장은 또 최근 국민의당이 탄핵안 처리를 9일로 미루면서 받은 각종 비판에 대해서 “알파고 시대 모든 방송과 온라인은 돌아가고 있는데 3~4시간, 또는 하루 후의 우리 국당의 입장을 발표해서는 되겠는가”라며 “국민이 원하는 게 이것일 거라고 해 발표를 했고 그게 100%는 아니지만 90%로 적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앞으로도 우리당이 어떻게 됐든 제3당에게 스피디하게 결정하게 스피디하게 의사를 발표하라는 것이 우리당이 갈 길이라고 저는 봤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은 1일 오전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1일 탄핵안 처리를 제안받은 후 곧장 브리핑을 열어 “탄핵안은 발의보다 가결이 목적이다”는 내용의 발표를 했다 야권지지자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당은 2일 오전 당 중앙위원회를 열어 후임 비대위원장으로 내정된 김동철 의원에 대한 인준 절차를 밟는다. 이날 주승용ㆍ조배숙 의원도 새 비대위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비대위원에서 물러났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