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시위농성 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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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학내민주화를 촉구하며 부산대학생들이 연4일째 수업을 거부, 농성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어 경북대와 전남대 일부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 철야농성을 별이는 등 지방대학생들의 시위농성이 격화되고 있다.
【대구=이용우 기자】 경북대 법대생 80여명이 15일 하오3시쯤 본관앞 광장에 모여 법대 박모교수(51·공법학과)의 금년도 정기교수승진 누락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 이 가운데 30여명이 하오 5시30분쯤 쇠파이프로 총장실문을 부수고 난입, 철야농성을 벌였다.
농성은 16일에도 계속되고 있으며 총장실이 비좁아 들어가지 못한 20여명의 학생들은 본관앞에서 농성하고 있다.
경찰은 만일의 사대에 대비, 교문밖에 2백여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학생들은 박교수가 올해 조교수에서 부교수로 당연히 승진을 해야되는데도 민주화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누락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경북대 일부소장교수들은 지난 1일자 교수정기승진인사에서 박교수가 탈락된 것은 「민주화촉구시국선언」과 「교수공채에 대한 의견서」에 서명한데 따른 보복조치라고 주장, 학교측과 문교부 등에 항의 및 진정소동을 벌였었다.
【광주】 전남대생 1백50여명은 15일 하오 6시15분쯤부터 학사징계기준완화 등을 요구하며 대학본부 2층 총장실과 부속실·복도 등을 점거, 철야농성을 벌이다 16일 상오 9시30분쯤 농성을 푼 뒤 1백여명은 교내를 돌고, 50여명은 본부건물 3층 옥상을 점거, 『독재타도』등 반정부구호 등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또 총학생회장 김승남군(22·국어3) 등 학생회 간부 10여명도 학생회사무실에서 반정부구호 등을 외치며 농성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15일 하오 1시쯤 중앙도서관앞에 모여 학사징계기준완화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 2시30분쯤부터 30여분동안 교문을 사이에 두고 경찰과 대치, 최루탄에 투석전으로 맞섰다.
【부산=허상천 기자】 학내문제와 관련, 시위학생 구속·수업거부 등 진통을 겪고 있는 부산대는 15일 하오 최재훈 총장과 총학생회장 김종삼군(27·조선4·수배중)이 만나 학교측이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수용하고 16일부터 수업을 정상화하기로 합의했으나 시위학생중 일부가 학교측이 운동권학생들의 동향을 문교부에 보고하는 보고서사본을 입수했다며 수습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무기한 수업거부를 결의했다.
부산대생 3천여명은 15일 하오 2시 대운동장에서 비상총회를 열고 최총장과 총학생회장 김군간에 합의된 학내사태 수습안에 대한 토의를 가졌으나 학교측이 단순한 학내민주화시위를 운동권학생들의 정치투쟁으로 간주하는 등 학생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주장, 수습안을 전면 거부키로 하고 학내민주화투쟁과 병행해 사회민주화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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