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승 '몰카' 파문] 盧대통령 동창도 술자리 합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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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양길승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청주 향응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의문점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가장 큰 궁금증은 저녁식사 후 술자리와 잠자리가 하필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李모(50)씨 소유의 나이트클럽과 호텔로 정해졌느냐다. 수사무마 청탁설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梁실장을 초청한 민주당 충북도지부의 오원배(45) 부지부장은 "오비이락일 뿐"이라며 청탁설을 일축했다. 그는 "술자리에서 수사와 관련한 어떤 얘기도 나온 일이 없다"면서 "(李씨가) 경찰 조사를 받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다른 주점으로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술자리가 접대 여성이 없는 가운데 세 시간 가량이나 이어졌다는 점에서 많은 이야기가 오갔을 것이라는 추론은 가능하다.

둘째는 술자리 참석자가 이들 주장대로 4명뿐이었느냐는 점이다.

吳씨는 "梁실장과 클럽 사장 李씨를 포함, 4명만이 자리를 함께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몰래카메라 화면을 보면 이 자리에 노무현 대통령의 고교 동창인 정모씨가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씨는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로, 청주 소재 모 제조회사의 전무로 재직 중인 사람이다.

참석자들과 친분관계가 있는 한 인사가 이들로부터 정씨의 참석사실을 전해들었는데도 이들은 똑같이 "정씨가 당시 서울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이들이 향후 파장을 우려해 말을 맞춘 듯한 의혹이 일고 있다.

또 나이트클럽 종업원들도 한결같이 입을 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참석 인원에 대해서는 4명이라고 똑같이 말하는 등 입단속한 흔적도 보였다.

술값은 누가 냈을까 하는 것도 의문점이다. 吳씨는 "양주 두병과 맥주 세병 값으로 42만원을 현금으로 냈다"고 말했다. 또 "숙박비는 14만원인 것을 50% 할인받아 7만원을 냈다"고 말했다.

참석했던 김정길(골재채취업자)씨도 "일행 중 다른 사람이 돈을 내려는 것을 吳씨가 나서서 계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술집.호텔을 소유하고 있는 李씨가 자신의 업소에서 마신 술값과 숙박비를 다른 사람에게 부담시켰다는 주장은 통념상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더구나 李씨는 梁실장의 귀경 차편까지 제공했다.

청주=안남영.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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