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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아웃·조업차질 우려 큰 석유화학 메카 서산 대산단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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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울산·여수와 함께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로 꼽히는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대산단지) 입주 기업들이 정전에 따른 조업차질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국가 주요 산업인 석유화학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대산단지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남 서산시 대산읍 독곶리에 자리잡은 대산석유화학단지 전경. 울산·여수 등과 우리나라 3대 석유화학단지이지만 전력 공급 인프라가 취약하다. [사진 충남도]

충남 서산시 대산읍 독곶리에 자리잡은 대산석유화학단지 전경. 울산·여수 등과 우리나라 3대 석유화학단지이지만 전력 공급 인프라가 취약하다. [사진 충남도]

24일 충남도에 따르면 대산단지는 한국전력공사 대산변전소 한 곳에 의존해 전력을 공급받고 있다. 국가산단인 전남 여수와 울산의 경우 인근에 4∼5개의 발전소가 있고, 각각 6개의 변전소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는 것과 차이가 있다. 충남도 허재권 투자입지과장은 “단일 전력 공급체계 때문에 정전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정전사고로 인한 조업차질이 잦아지면 대산단지 입주 기업 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70개 입주기업 대산변전소에만 의존
여수·울산단지보다 전력수급 악조건
잦은 조업차질에 투자 위축도 우려

실제 지난 3월 변전소 변압기 고장으로 대산단지 2개 업체가 104억원의 피해를 봤다. 이어 6월과 7월에도 낙뢰로 인한 정전으로 5개 업체가 10억∼20억원씩 피해가 났다.

정전피해는 2007년 1회, 2009년 2회, 2010년 2회, 2011년 1회, 2012년 1회 등으로 해마다 발생하고 있다. 2013년 이후 공식 집계되지 않았지만, 낙뢰와 산불 등으로 대산단지에서 연평균 1∼2회의 정전사고가 난다. 정전 사고는 연관 산업피해는 물론 법인세와 내국세 감소 등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한다.

서산시 대산읍 독곶리 일원 1561만㎡ 부지에 조성된 대산단지에는 70여개 기업에 근로자 1만50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이곳 한화토탈 등 5대 대기업은 2014년에 41조원의 매출을 올려 국세 4조4362억원을 납부했다.

대산단지에 입주한 주요 기업 7곳은 2020년까지 총 7조 5800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기업별 투자 계획을 보면 LG화학 4000억원, 유니드 3000억원, 한화토탈 1조 7000억원, 현대오일뱅크 2조 1000억원, KCC 1800억원, S-Oil 2조원, MTC대산전력 9000억원 등이다.

이 같은 투자가 실현되면 대산단지 전력은 415㎿∼930㎿가 추가로 공급돼야 한다. 대산단지 전력 부하가 현재 788㎿에서 1203㎿∼1718㎿로 증가한다.

하지만 추가 발전시설 건설 계획은 마련되지 않았다. 게다가 정부가 미세먼지 유발 등의 이유로 화력발전소를 더 이상 건설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대산단지 전력 공급 전망은 어두운 실정이다.

충남도는 대안으로 LNG발전소 건설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대산단지에 있는 MTC대산전력이 현재의 경유발전 시설을 LNG시설로 바꾸고 발전용량도 늘릴 수 있도록 내년 초 정부에 사업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다. LNG시설로 바꿔 발전용량도 지금의 400㎿에서 900㎿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국가 전체적으로 전력이 남는 상황이어서 발전소 증설허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대산단지의 불안한 전력 상황을 감안해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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