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시립예술단체 해외나들이에 바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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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88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문화예술의 진면목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국립·시립예술단체들의 해외공연이 올 한해 러시를 이룬다. 3월말 서울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일본공연을 필두로 막이 오르는 해외공연은 11월까지 쉬지 않고 계속되는데 9개의 국·시립단체가 도합12개국의 40여 개 도시에서 연주하는 것으로 일정이 짜여있다.
이들 단체들의 해외연주가 올 들어 최고조를 이루는 것은 무엇보다 올림픽주최국으로서의 한국에 관심이 높아져 외국으로부터의 초청연주가 잇따르기 때문. 또 한국 측에서 평소문화교류가 많지 않은 중남미 국가들에 한국 문화예술을 홍보하기 위한 집중 순회연주를 기획했기 때문이다.
국립연주단체로는 국립창극단(단장 박후성) 국립국악원(원장 이승렬) 국립무용단(단장 송범) 등이 참가.
국립창극단은 5월22∼31일까지 일본의 동경·가와사키·지바현·무사시노 등에서 창극 『춘향가』로 5회 공연을 실시한다(일본민주음악협회 초청). 창극 『춘향가』는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판소리 『춘향가』에 극적 효과를 곁들인 것. 허규 연출.
9월과 10월에는 국립무용단과 국립국악원이 브라질·아르헨티나·페루·멕시코·우루과이·파라과이·에콰도르 등 7개국의 20여개 도시를 40일간 순회할 예정.
문공부의 후원으로 기획된 것인데 『살풀이』 『승무』 『부채춤』 등과 민속악·농요·정재 등이 2시간에 걸쳐 소개된다.
국립무용단은 이어 11월중 대만의 국립극장 개관공연축제에도 참가한다. LA올림픽문화행사 참가작품이었던 『도미부인』과 86아시안게임 문화예술축전에 선보였던 『은하수』를 공연할 예정. 두 작품 모두 차범석 작, 송범 안무.
시립단체로는 시립국악관현악단(단장 김용진) 가무단(〃박만규) 합창단(〃최흥기) 무용단(〃문일지) 소년소녀합창단(〃김명섭) 소년소녀교향악단(〃박은성) 등 6개 단체가 해외나들이를 한다.
소년소녀합창단 50여명이 일본소년소녀합창단연맹 초청으로 27일부터 4월1일까지 동경과 배구주시에서 『오빠생각』 『고향의 노래』 『개구리』 등의 한국동요를 중점적으로 소개한다.
시립가무단과 합창단은 뮤지컬 『양반전』(김희조·장익환 공동작곡)을 미국의 LA·샌프란시스코·샌디에이고·새그라멘토·컬버시 등 5개 도시에서 연주. 이는 한국뮤지컬이 뮤지컬의 본고장에서 첫 해외나들이를 갖는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연암 박지원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고전해학을 서구예술 형태인 뮤지컬에 용해한 것. 5월15∼29일까지.
소년소녀교향악단도 서울과 호놀룰루자매도시 결연30주년기념연주를 하와이에서 5월중 갖게 되는데 「브루흐」작곡 『바이얼린 협주곡』 등을 연주.
무용단과 국악관현악단은 87하계유니버시아드가 열리는 유고슬라비아 자그레브 시의 문화행사에 참가하며 그리스의 아테네에서도 연주할 예정. 일정은 7월5일부터 19일까지. 작품은 한국전통무용과 궁중 및 민속음악.
국립극장장 허규씨는 『이같이 활발한 단체해외공연이 수준 높은 한국예술의 진가를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되어 성공적인 88올림픽 개최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한다. <고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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