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구판장-알뜰 쇼핑 이끈다|회사원에 인기…전국에 1백여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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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각 직장 단위의 공제회가 운영하는 생필품 구판장이 근래들어 부쩍 늘고 있다. 사원들의 복지 후생책 일환으로 시중 가격보다 10∼40% 싼값에 생필품을 판매하는 구판장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79년.
공무원 연금 관리 공단에서의 운영을 시발로 하여 최근 5년 사이 대법원·철도청 등 정부 각 기관, 사립 학교 교원 연금 관리 공단·상공회의소·KBS·MBC등 각 직장 공제회 구판장이 잇달아 생겨나 현재 1백여곳을 훨씬 넘는다.
각 구판장에서 취급하는 품목은 대체로 전자제품·의류·카메라·전화기·스포츠용품·화장품·식품류 등 3백∼5백여가지. 비교적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진 사립 학교 교원 연금 관리 공단 공제회 구판장의 경우 유아복에 침구·안정·구두·피아노·가구·문방구용품까지 거의 없는게 없을 정도다.
구판장은 코너에 따라 직영 또는 임대 형식으로 운영되는데 어느 경우건 가격은 제조 원가에 2∼6%의 마진을 붙여 부가세를 더한 공장도 가격 수준. 따라서 유통 마진이 포함된 소비자 가격보다 훨씬 싼데 일레로 화장품·양말·등산용품류는 25∼40%, 시계는 10∼20%, 전자 제품은 11∼19%, 의류는 22∼35%, 꿀은 19∼38%, 화장지는 5∼17%, 음료수는 16∼24%정도가 시중가 격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임대사라 할지라도 판매 가격을 올릴 때는 반드시 구판장 소유사와 협의를 거치도록 돼 있어 무리한 인상을 못하도록 가격 규제를 하고 있는 것이 특징.
직영은 물론 임대의 경우도 임대료를 따로 내지 않는 대신 수익의 일부 (평균 4% 마진)를 공제회 측에 되돌리도록 운영하고 있다.
구판장의 이용자는 각 직장의 임·직원 및 가족에 한하는데 ▲가격이 싸고 ▲품질을 믿을 수 있으며 ▲현금가 (KBS) 내지 2% 이자 (삼성)로 6개월 할부 구매를 비롯, 외상 구매가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이용객 수는 계속 늘고 있는 실정.
이에 따라 공무원 연금 관리 공단만 해도 직영 사업소가 개포·고덕·전주·대구·과천 등 5군데로 늘어났으며 사립 학교 교원 연금 관리 공단·상공회의소·삼성 공제회 등은 구판장 규모를 근래 들어 두배 가까이 늘렸다. 동네 부인들과 함께 인근에 있는 고덕 구판장을 한 달에 한번 정도 이용한다는 김경희씨 (33·서울 강동구 길동)는 『택시로 8백원 거리이므로 4명이 어울려 가면 교통비를 제하고도 훨씬 이득이 크다』고 말하고 『다만 품목별로 여러 회사 제품이 다양하게 구비돼 있지 않고 1∼2개 사 제품에 그치고 있어 선택의 폭이 좁은게 아쉽다』 고 했다.
이용자들의 또 다른 불편은 개장 시간이 짧다는 것. 대부분의 구판장은 평일은 상오 10시∼하오 7시, 토요일은 하오 1시 (또는 5시)며 일요일은 폐장하고 있어 수시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것. 또 식료품 등은 배달이 안 되는 것도 불편한 점으로 꼽히고 있다.
중앙 개발 후생과 최병국 대리는 『업체간의 불필요한 경쟁을 피하고 한정된 공간에 다양한 품목을 배치하기 위해서는 업체 제한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하고 『그러나 구판장 이용을 통해 사원들의 복지 후생 증진은 물론 사원 가족간에도 회사와의 유대감을 돈독히 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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