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느끼는 파리지앵의 산책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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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목적 없이 지팡이를 휘휘 돌리며 느긋하게 걸으면 된다. 19세기로부터 소환된 플라뇌르 산책법이다.

에르메스의 “Wanderland (파리지앵의 산책)” 전시
11월19일부터 12월 11일까지 한남동 디뮤지엄 에서 무료 전시 개최

1863년 샤를 보들레르는 <르 피가로>에서 “플라뇌르는 도시를 경험하기 위해 도시를 걸어 다니는 자”라고 묘사했고, 이후 발터 벤야민이 플라뇌르의 여러 유형을 소개하면서 이 단어는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의 원천으로 자리 잡았다.

에르메스 아티스틱 디렉터 피에르 알렉시 뒤마(Pierre-Alexis Dumas)는 장 자크 루소의 정신을 현재로 소환했다. “대도시 거리를 걷다 보면, 아무 목적 없이 어슬렁거리는 아트가 실종된 것 같다. 카페나 벤치에 앉아 있는 게 제일 멋지다. 모두가 몹시 바쁠 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시간이 가는 것만 보고 있는 것. 이것이 오늘날 럭셔리다.”

자전거, 가방, 부츠, 여행 습작 케이스, 카드, 시계는 에르메스의 대표적인 컬렉션이다. 에르메스의 영감이자 창작의 원천은‘플라뇌르(Flânerie, 산책)’정신에 있다.

피에르-알렉시 뒤마는 에르메스의 2015년도 테마 플라뇌르(Flânerie, 산책)를 떠올리며, “도시를 거니는 행위 자체가 아름다우면서 자유로운 예술이며 에르메스를 대표하는 중요한 본질이기도 하다" 라고 전했다.

완벽하게 파리지앵다운 산책은 예상치 못한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이기도 하다. 프랑스 루베(Roubaix) 지역의 아트 뮤지엄 라 피씬(La Piscine-Musée d'Art et d'Industrie)의 큐레이터인 브뤼노 고디숑(Bruno Gaudichon)은 "플라뇌르(Flânerie, 산책)에는 중요한 두 가지 요소가 있다"며 "그것은 꿈과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말했다.

에르메스는 런던 사치 갤러리, 파리 센느강의 뽀르 드 솔페리노, 그리고 두바이 몰의 분수대 선착장에서 선보였던 “Wanderland (파리지앵의 산책)” 전시를 2016년 11월 19일부터12월 11일까지 한남동 디뮤지엄(D MUSEUM)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 큐레이터로 참여하는 고디숑은 "꿈과 자유로운 영혼에서 영감을 받아 Wanderland를 통한 에르메스 산책전을 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전시 무대를 디자인한  위베르 르 갈(Hubert le Gall)은 "산책하는 사람, 즉 관람객들을 파리에서 영감을 받은 배경과 함께 즐거움과 환상이 가득찬 꿈의 세계로 초대한다"고 말했다. 르 갈은 이어 "11개의 방은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의 작품들로 꾸며졌으며, 서로 다른 미디어로 표현된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파리 광장부터 숨겨진 통로와 카페까지, 호기심이 확장된 공간에서 색상, 소리, 이미지를 통해 새롭고 즐거운 경험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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