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의 세상에서 소통을 꿈꾸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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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호 31면

서울대 미대와 영국 왕립예술학교에서 회화를 공부한 작가 이소윤에게 텍스트와 이미지가 제공하는 모든 시각적 자극은 일종의 추상화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각자 주관적이고, 우리의 주관성은 우리가 읽고, 보고, 느끼는 모든 것에 개입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자극 수용과 가치 판단으로 가득한 세계 앞에서 우리는 ‘각자 번역기’다.”


대안공간 루프 선정 신인 작가 공모전에서 당선된 덕분에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는 좀 더 직관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일본말로 불꽃놀이를 뜻하는 ‘하나비(花火)’는 소통의 극치를 은유한다. “하늘에 펼쳐진 가창오리떼의 군무나 수만 개의 별이 만들어 내는 은하수 같은 조화로움에 아름다움의 극치가 있다”고 말한다. 그림을 그리거나 도안을 완성하기 위한 모형자에서도 영감을 얻었다. “공산품인 모형자는 원상 아닌 피상이지만 그럼에도 늘 원상을 생산한다. 마치 언어가 가진 아이러니와 닮았다”고 작가는 말한다.


글 정형모 기자, 사진 대안공간 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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