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불공에 2백여만명 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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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불교 사암들의 구정기도가 예년에 없는 성황을 이루었다. 지난달 29일부터 음력정월 대보름인 12일까지 불교사암을 찾아 관음·지장기도등의 정초기도나 불공을 올린 신도수는 줄잡아 2백여만명에 이룰것으로 추산된다.
천교종본산인 단양 구인사에만도 구정기도및 참배를위해 몰려든 인파가 15만명에 달했다.
한해를 구정으로부터 시작하는 불교집안의 오랜 풍습이 정부당국의 구정공인과 함께 더욱 널리 번진 결과다.
불자들은 구정에서 대보름사이에 짧게는 2, 3일 길게는 7일 또는 15일간 국태민안과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기도를 갖는게 전통이다.
구인사의 경우 예년에는 많을때라야 10만명 정도가 정초 참배를 다녀갔다.
그러나 올해는 정월 초하루날의 1백여대 전세버스 행렬을 필두로 다음날은 2백여대, 그다음날은 1백30여대의 전세버스 행렬이 들어와 경내가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이같은 불자들의 참배행렬은 보름날까지 계속됐고 세법전·관음전·인광당등의 53개 전각, 6백여개의 방이 연일 초만원을 이루었다.
구인사의 정초 기도는 새벽 3시 기상, 1시간동안의 예불을 한후 아침공양·청소·휴식을 하고 상오와 하오 각각 두차례씩 하루 4차례의 기도정진을 가졌는데 시간이 바쁘면 1박2일, 시간 여유가 있으면 2박3일씩했다.
서울의 삼각산 도선사와 전남 송광사, 강화 보문사, 양양 낙산사등의 조계종 전국사암에도 구정 기도 인파가 예년보다 훨씬 많았다.
특히 유명한 기도도장으로 알려진 암자에는 전국에서 신도들이 모여들어「관세음」 명호소리가 밤낮없이 사찰 경내를 가득 메웠다.
박현성스님(서울 도선사주지) 은 『해가 바뀌면 조상과 이웃 어른들을 찾아뵙는것처럼 불자가 새해를 맞아 부처님을 참배하고 한해의 소망을 기원하는 것은 당연한 도리』 라고 말하면서 자신도 보름날까지는 절에 머물면서 신도들과 함께 기도를 했다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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