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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미국] “Trump Triumphs” “You’re hired” “Oh my god” “I can’t loo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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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에 애도를 표한다(Mourning in America). 악몽(Nightmare)이다. 파티가 눈물로 끝났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로 끝난 미국 대선 이후 인터넷매체인 허핑턴포스트의 톱기사 제목이다. 이날 미국 상당수 일간지의 온라인과 지면 제목은 미국 사회가 받은 충격을 여실히 드러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공개 지지했던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는 동시에 홈페이지 전면을 “트럼프 대성공(Trump Triumphs)”이라는 제목으로 바꿨다. 하지만 두 언론 모두 예상 밖 승리라는 뜻과 함께 예상치 못한 혼란을 뜻하는 ‘upset’이라는 단어를 썼다. 보스턴글로브와 시카고트리뷴은 ‘트럼프 충격(Trump shocker)’을 제목으로 달았다. 필라델피아데일리뉴스는 ‘봐줄 수가 없네!(I can’t look!)’고도 썼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트럼프의 유행어 ‘넌 해고야(You’re fired)’를 풍자해 ‘넌 뽑혔어(You’re hired)’라고 표현했다.

전 세계 언론 역시 정치 경험이 전무하고 예측 불가능한 성격인 트럼프의 당선에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역시 클린턴 지지를 선언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 도 “트럼프가 ‘미국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안겼다”고 혹평했다. 영국은 지난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잔류파가 우세하다는 여론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실제 투표 결과는 유럽연합 탈퇴로 결정 나면서 더 큰 충격에 빠졌는데 트럼프의 당선을 이에 빗댄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이 가장 위험한 지도자를 뽑았다. 미국 국민들은 스스로 구렁텅이에 빠졌다. 새로 선출된 미국 대통령은 불안정하고 편견이 아주 심한 사람(bigot), 성적 포식자(predator), 충동적인 거짓말쟁이(liar)”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분열시키고 세계 정치의 새 시대를 알리는 상상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썼다. ‘맙소사!(Oh my god!)’(캐나다 드몬트리올)와 같은 표현도 보였다. 독일 주간 슈피겔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독자들에게 전하는 논평 e메일에서 “생각할 수 없었던 결과”라고 대선 결과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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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놨다. 정부 측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트럼프에게 당선 축하 메시지를 보낸 데 이어 야당 대표인 세르게이 미로노프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으로 러시아와 미국 관계의 새 장이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등 세계 주요 언론 톱기사 제목
가디언 “가장 위험한 지도자 선출”

중국 관영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트럼프의 당선에 대해 “미국의 정치 조반(造反·반란)이자 미국식 문화대혁명”이라고 평가했다. 량야빈(梁亞斌)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부교수는 신흥 싱크탱크 판구(盤古)연구소 기고문에서 “중국이 힘 있게 대처하면 안정적인 동아시아 권력을 장악하면서 냉전의 잔재를 제거할 수 있지만 실패하면 안보의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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