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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미국 대선] 17년 전 방한 “한국서 카지노 고려” 트럼프…당시 기자의 회고 들어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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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5월 중앙일보와 만났던 도널드 J 트럼프 미 공화당 후보. [중앙포토]

1999년 5월 중앙일보와 만났던 도널드 J 트럼프 미 공화당 후보. [중앙포토]

미국 대선 당선인 도널드 J. 트럼프가 보는 한국의 이미지는 어떨까. 중앙일보 데이터베이스에는 ‘민간인’ 트럼프에 대한 몇 건의 기사가 기록돼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1999년 5월 31일자 중앙일보 10면에 게재된 ‘서울 온 美 부동산 거물 트럼프 회장’이라는 기사였다. 당시에는 한국 부동산 가격이 소위 ‘바닥’을 친 시기였다. 논현동의 당시 평당 주택가격이 500만원대였다.

당시 기사에서 트럼프는 “외환위기 이후 침체됐던 한국 부동산 시장이 금리안정 등에 힘입어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면서 “현재 한국의 경제여건에서는 빌딩 임대보다 주택사업이 더 유망한 것 같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당시 트럼프는 여의도에 짓는 트럼프 타워 모델하우스 개관식 참석을 위해 당일치기로 방한하기도 했다. 상업용 건물에 대해서는 “내년 이후에나 고려할 만 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여지를 남겨뒀다.

한국 시장에 대해서도 “지켜보고 있다”면서 기대를 감추지 않았었다. 당시 트럼프는 “트럼프 월드 사업을 계기로 수익성 높은 개발사업을 하고 싶다”며 “규모ㆍ시기 등은 아직 결정된 바 없지만 주택ㆍ카지노 사업 등이 고려대상”이라고 말했다. 당시 열풍을 불던 초고층 아파트에 대해서는 “수요자들의 시각이 긍정적일 것”이라며 “고용창출 등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고, 한국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7년 전 트럼프의 말은 대부분 한국에서도 실현되고 있다. 초고층 아파트는 타워팰리스, 하이페리온 등 초고층 아파트 브랜드의 출현으로 현실화됐고, 123층 국내 초고층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도 연내 개장 예정이다. 트럼프가 당시 관심을 가졌던 카지노 분야에서는 영종도 등에 파라다이스시티 등 복합리조트 사업자가 선정돼 건설 중이다.

인터뷰 당시 트럼프의 성품은 지금처럼 괴팍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당시 트럼프와 만났던 중앙일보 염태정 차장은 “에너지가 넘치는 비즈니스맨의 풍모가 상대방을 압도하는 캐릭터였다”면서 “그 때는 한국에 물건을 팔러온 입장이라 그런지 한국에 호의적이었고 매너가 좋았다”고 말했다.

1998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했던 트럼프 미 공화당 후보. [사진 대우조선해양]

1998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했던 트럼프 미 공화당 후보. [사진 대우조선해양]

트럼프는 이에 앞선 지난 1998년에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하기 위해 방한한바 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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