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가정문제에 눈돌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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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주요 여성단체들이 87년 계획으로 새삼 「가정」의 문제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을 다루고있어 관심을 모은다. 대부분의 여성단체들이 새삼 「가정」에 관심을 돌리게된 것은 한국사회가 산업화·핵가족화되므로 새로이부상된 청소년과 중년부인의 문제·가족갈등등 심각하고 다양한가정문제 해결을 위한 시도라 할수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가정에서의 아버지역할·가족여가 보내기등의 중요성을크게 강조하고 있다.
대한어머니회(회장 오춘희)는 87년의 사업목표를 「화목하고 민주적인 가정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정지작업」으로 정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편다.
그중 핵심을 이루는 것이 가정 안에서의 모권회복과 아버지의 역할강조. 오늘날 핵가족 안에서의 가정주부들의 위치는 사회에서 단절된 채 아내와 어머니로서 가사와 자녀교육을 전담하고 책임지는 등의 막중한 의무에 비해 한인간으로서의 성취감은 거의 맛 볼 수 없다는 것.
따라서 한 인간으로서의 아내의 삶, 어머니의 삶을 가족 모두가 인정하고 도울 수 있도록 하는 아버지교육을 3월부터 신설하고 어머니대학강화, 가정문제 상담원 교육 등에 역점을 두리라고 한정자 대한어머니회 교육처장은 얘기한다. 대한주부클럽 연합회(회장 김천주)는 가족여가를 건전하게 보내기에 중점을 두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를 위해 각지부들은 종래의 회원잔치를 남편·자녀들도 자리를 함께하여 즐길 수 있는 가족잔치로 바꾸었다.
『어쩌다 주말에 가족동반외출을해도 음식점이나 백화점 쇼핑외에는 마땅히 갈곳도, 놀방법도 없는것이 우리실정입니다. 따라서 가족잔치는 단지 함께 먹고 노는 기회가 아니라 부부, 부모와 자녀가 공동관심사를 놓고 함께 토론할 수있는 기회로 이끌 생각입니다』고 박은애 대한어머니회사무처장은 얘기한다.
한편 79년도부터 가정문제에 관심을 갖고 「건전가정 정착사업」을 펴오고있는 한국부인회(회장 박금정)는 오는 2월 가족 레크리에이션을 중심으로한 가정의 여가선용에 관한 심포지엄을 갖는다.
이는 86년 전국 5천명의 가정주부를 대상으로한 가족의 여가선용에 관한 여론조사를 토대로 실시되는것. 심포지엄이 끝나면 5월과 10월두차례에 걸쳐 지방순회 세미나도 가질 예정이다.
『사회를 구성하는 최소집단인 가정이 건전해야 그 사회, 그 국가가 건전하다』는 모토아래 시작된 건전가정 정착사업은 10년계획으로 89년 완결될것이라고 배성심한국부인회 법률상담부장은 얘기한다.
대한YWCA 연합회 (회장문태임)는 87년의 4대사업의 하나로 평화·통일정착을 포함시키고 있다. 그중 평화는 「가정의 평화」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 가정의 평화없이는 사회·국가의 평화가 없다는 발상에서라고 김은경간사는 얘기한다.
따라서 오늘날 한국가정의 문제중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춰 문제해결을 시도하는 심포지엄을 4월말께 열 예정이다.
이렇게 주요 여성단체들이「가정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은 가정 내 인간관계의 갈등이 심각해지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이라는 것이 이혜성 교수(이화여대·교육심리학)의 얘기. 그러나 일시적이 아닌 지속적인 것으로 대 사회 활동과 병행해서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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