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로는 국민에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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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물론 그렇다고 봐야죠. 특히 일본이나 대만같은 경쟁국에 비해 배이상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늘리고 수출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할수있게된 것은 우리나라 기업의 능력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입니다.
- 대부분의 경제예측기관은 물론이고 정부도 올해 경제를 밝게 보고 있읍니다. 지난해의 3저현상이 금년에도 지속된다는 근거에서 그렇게 보고있는것 같읍니다. 그러나 최근 유가가 배럴당 18달러선으로 급등하는등 불안한 요소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재계의 리더로서 올해 우리나라경제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대외여건은 지난해보다 다소 어려워질 것으로 봅니다. 민주당의 양원지배에 따라 미국의 보호주의 압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고 유가도 금년중 배럴당 평균 16달러선을 유지한다 하더라도 작년보다는 20∼30%정도 오르는셈 아닙니까.
그러나 경제는 심리적 자세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지난해에 이룩한 경제적 성과의 여세를 몰고가 좋은 성과를 내겠다는 심리적 자세를 국민과 기업이 견지하는한 금년에도 우리나라 경제는 밝다고 봅니다.
- 경제여건은 지난해보다 좋지않지만 실적은 좋으리라는 말씀이군요. 금년도 경제를 아주 긍정적으로 보고계신데 경제인의입장에서 올해 예상되는 어려운점은 없읍니까? 예컨대 노사문제라든지….
▲노사문제는 별 문제 없으리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금년이 작년보다는 정치적으로 더 안정될것으로 보기때문이지요.
정치적 불안이 사회적 불안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경제가 어려울 때입니다. 예를 들어 실업자가 늘고 물가가 불안정할 때 정치적 불안은 사회혼란으로 연결되게 마련이지요.
그러나 현재의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살펴볼때 그러한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봅니다.
지난해의 경제추세가 지속된다고 볼때 금년에는 실업자가 더욱 줄고 가계저축은 늘지 않겠어요. 따라서 정치적으로는 올해가지난해보다 더욱 안정될것입니다.
- 정회장께서는 경제가 잘되고 있으므로 정치가 안정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반대의 경우는 없겠읍니까. 특히 금년은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해 아닙니까. 개헌을 둘러싼 여야간 합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지난 80년도와 같은 극단적 혼란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일부에는 없지 않던데요.
▲정치가 경제에 위해를 주는경우는 치안을 목적으로 군대가 나섰을 때입니다. 80년도가 바로 그런 경우지요. 그러나 경찰력만으로 치안문제를 해결할때는 경제에 위해가 되지 않읍니다.
앞으로 정치적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더라도 경찰력으로 수습하지 못할 사태는 없으리라고 봅니다. 앞서 말했듯이 고용이 늘고 저축이 느는 만큼 정치적 불안이 사회적 혼란으로 이어지지는 않을것이기 때문이지오.
- 개헌이 어떤 형태로 되든 금년중 총선이 실시될것은 거의 확실합니다. 벌써부터 선거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그점은 어떻겠읍니까.
▲선거때문에 인플레가 일어날 가능성은 이제는 없다고 봅니다. 우선 우리나라의 경제규모가 그만큼 커졌고, 또 국민의 민도도 높아졌읍니다.
- 최근 학생들이나 식자층을 중심으로 재벌의 비대화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아지고 있읍니다. 이러한 비판을 되받아 비판만 할것이 아니라 재계로서는 이에대한 설득논리를 내놓아야 되지 않겠읍니까.
▲나는 우선 재벌이란 말에 수긍을 하지않읍니다. 재벌,재벌하는데 한국에 무슨 재벌이 있읍니까. 미국이나 일본의 1개대기업매상이 우리나라 1백대 상장기업의 매출액을 다 합한것보다도 많지 않습니까.
설사 재벌이 있다하더라도 기업의 크기나 기업이 축적한 부가문제되는것이 아니라 부를 소유한 개인이 분수넘치게 사치·낭비할때 사회에 주는 위화감이 문제인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기업이 이익을 내면 국가가 그 70%를 세금으로 거둬갑니다. 남은 30%를 가지고 다시 투자해 고용을 늘리고 기업을 꾸려나가야 합니다. 기업의 이윤이 모두 기업주 개인에게로 돌아간다고 보는것은 큰착각입니다. 더구나 식자층에서 그런 생각을 갖는것은 이해할수 없읍니다.
- 그러나 일부 호사스런 생활을 하는 기업주도 없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는것 아닐까요.
▲동감입니다. 그렇기때문에 잘 사는 사람들이 자성해야 합니다.
- 소련이나 중공같은 사회주의국가에서도 자본주의 제도를 점차 도입하고 있는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자본주의자체를 부정적인 눈으로 보고 있는것은 경제인들한테도 책임이 있는것 아니겠ㅇ읍니까. 예를 들면 기업들이 자기기업의 홍보에만 열을 올렸지 자본주의체제의 장점을 인식시키는 노력은 거의 외면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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