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 금강산댐 백서발표 배경 일문일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금번 북괴의 금강산발전소 건설 백서 발표의 배경은.
▲금강산발전소 건설문제를 최초로 북괴가 발표한 것은 83년9월이며 그후 86년4월 최고인민회의 6기 11차 전원회의에서 자기들 방식에 의하여 북괴에서 가장 큰 수력발전소인 동 발전소를 건설한다는 것 이외 그 어떤 구체적 내용을 밝힌바 없다.
다만 지난10월21일 착공식에 즈음하여 북한강을 비롯한 강원도일대의 수자원을 역류시켜 물줄기를 동해로 돌리는 방식으로 북괴 최대규모의 수력발전소를 건설할 것이라고 공개한 것이 최초다.
우리는 그동안 북한강수계의 역류방식에 의한 80만kw이상의 수력발전소 건설 가능성에 대하여 면밀히 검토한바, 평화적 이용을 명분으로 한 군사적 목적이 은폐되어 있다는 사실을 분석·도출하고 지난 10월30일 이후 네 차례의 관계장관 성명으로 북측에 대하여 동 공사를 즉각 중지하고 남과 북을 관류하는 하천의 평화적 공동이용 문제를 상호 협의하기 위한 회담을 제기했던 것이다.
금번 북괴가 소위 금강산발전소 백서의 형식으로 매우 불분명한 내용을 그럴싸하게 꾸며 발표한 배경은 우리 국민의 반공의지와 북괴의 일방적이고 무법적인 횡포에 대한 국제적 비판, 그리고 온 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추진하고 있는 「평화의 댐」건설이 그들의 금화지역을 수몰시킨다는 결과를 인지함으로써 이에 당혹한 북괴가 이른바 금강산발전소 백서라는 이름으로 궁색한 궤변을 늘어놓을 수밖에 없게된데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 임진강을 비롯한 황해도·강원도의 여러 하천에 11개의 댐을 막아 금강산발전소의 발전용수로 이용한다고 발표했는데 정부는 그것을 알고 있었는가.
▲북괴가 임진강 수계를 금강산발전소의 수원으로 이용하겠다는 것을 공식으로 발표한 것은 지난10월21일 금강산발전소 착공식 때다.
그들의 보도에 의하면 임진강상류에 여러 개의 댐을 축조하고 곳곳에 대형 양수장을 건설, 이용하게 된다는 것 이외에 댐의 위치나 높이, 수로터널과 양수량에 대해서는 일체 비밀에 부쳤다.
임진강수자원의 이용문제는 지리상의 의치와 이용가능수량의 규모로 보아 양수방식에 의거, 금강산발전소의 설비 이용률을 높여 주는 보조적인 수원으로 이용될 것이라고 보았으며 다만 임진강의 수자원과 북한강수계 금강산댐간의 조합관계만은 예의 추적해 오고 있었다.
그리고 금번 백서에서는 지난 10·21착공식 때 보도한바 있는 양수량 건설에 관한 내용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어 이 문제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
-북괴 발표에 의하면 회양 북쪽에 전곡댐 하나를 더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그 저수량이 우리의 화천댐과 맞먹는 9억7천만t이라고 한다. 과연 그 지역에 그 만큼 큰 댐을 축조할 수 있는지의 여부와 그것이 북한강 수계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에 대하여.
▲물론 건설할 수는 있다. 다만 그들이 어떤 저의로 연간 유입량이 2억t 정도에 불과한 이 지역에 그와 같이 커다란 댐을 축조하는지는 매우 의심스럽다.
이것은 곧 우리측에서 보면 이미 착공한 금강산댐 이외에 또 하나의 화천댐 만한 용량의 댐이 북한강 상류에 건설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며, 이것은 결국화천댐 이상 되는 대용량댐을 둘씩이나 우리의 머리 위에 얹어놓고 있다는 말로 비유할 수 있겠다.
-북괴는 임남댐의 연평균저수량이 18억t으로 그 댐이 붕괴되더라도 서울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발표했는데 그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이와 같은 주장은 한마디로 악의에 찬 궤변일 뿐이다. 현재 우리가 염려하고 있는 것은 9억t의 물이 담겨있는 댐이 불시에 무너진다면 그 어떤 조건에서도 우리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주게 된다는 것이다.
북괴가 전쟁도발을 하기 위하여 댐을 터뜨릴 때는 우리가 감지할 수 없도록 그들 계획에 따라 파괴조작 할 것이 자명한 이치이며 더구나 우리의 취약기에 감행할 것이 더더욱 분명하다.
우리의 홍수기에는 9억t이 아니라 3억t의 물만 추가적으로 내려와도 문제가 되는 것이다. 설사 북괴의 주장대로 화천댐 등 5개댐을 비워 놓았다 치더라도 홍수기에는 수문의 방류능력 때문에 자연히 채워지게 마련이다. 그리고 흘러내린 물은 상류에 있는 댐부터 차례로 채워지면서 한계량이 넘으면 무너져 하류로 내려오기 때문에 화천댐 등 5개댐을 차례로 파괴하면서 한강유역을 수마가 휩쓸게 되는 것이다.
-북괴는 금강산댐 높이를 1백21.5m로 축조한다고 발표하고 있는데 이 댐이 완공되는 시기는 언제로 보며 그 댐 자체는 앞으로 더 높게 쌓아 올릴 수 없다는 것인지에 대하여.
▲북괴의 발표대로 댐 높이가 1백21.5라면 우리기술과 장비동원능력으로 계산해 볼 때 댐 축조에 3년반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괴의 금강산댐이 건설되는 임남리 지역을 볼 때 이 지역을 관류하는 북한강은 직선거리로 약 6km로서 댐을 건설할 수 있는 지점이 적지 않다.
임남리지역에는 최대 2백억t을 담수 할 수 있는 댐을 축조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가진 지역도 있으며 우리측은 불과 1∼2㎞사이를 두고 70억t에서 2백억t까지 담수 할 수 있는 댐을 건설할 수 있는 지점을 알고있는 것이다.
북괴는 그들이 공사하고 있는 댐 위치에서 2백m를 쌓으면 창도·회양·금화가 수몰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우리의 분석결과로는 금화 지역이 수몰되지 않도록 하면서 2백억t을 확보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는 것도 전문가들에 의하여 도출됐다.
북괴 백서에 의하면 정확한 좌표를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댐 높이의 상한선이 어디인지는 분명히 지적할 수는 없지만 임남리지역의 지형조건은 수몰면적을 크게 넓히지 않고서도 1백20여m 이상으로 댐을 쌓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도 우리는 알고있다.
우리는 북괴가 설계한 도면을 확인하고 또 그 축조과정을 직접보지 않고서는 백서에서 주장하는 1백21.5m 높이의 댐에 대해서 매우 회의적이다.
지금 북괴는 우리측에 대한 안전성을 보강하기 위하여 댐의 저폭을 강조하지만이 댐이 몇m 높이로 올라갈 것인가는 1백21.5m 높이가 축조될 3년 후에 비로소 확인될 것이다.
북괴는 26억t도 우리에게 별 피해 없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으나 26억t은 고사하고 평상시의 9억t, 그리고 홍수기의 3억t이 북괴측의 댐에 저장된 상태에서 댐이 붕괴된다면 우리는 결정적인 타격을 보게된다.
또 이러한 용량은 지금부터 1∼2년 사이에 충분히 저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그 정확한 진상을 북괴에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하여 남과 북이 성실한 입장에서 서로 상의하고 서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조정하는 노력이 확인되지 않는 한 결코 북괴가 내놓은 그 어떤 구도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임진강 상류를 막아 동해로 역류시켜 금강산발전소의 발전용수로 이용한다고 했는데 우리에게 주는 영향은 어떤 것이며 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무엇인가.
▲북괴가 임진강 상류를 막아 그 물을 동해로 역류시키게 되면 임진강 하류의 유하량이 감소되어 그 정도에 따라서는 유역주민들의 각종용수 이용에 지장을 줄뿐 아니라 홍수피해를 줄 수 있다.
임진강이나 그 이외 황해도·강원도에는 남북으로 관류하는 하천들이 많으며 따라서 하류에 영향을 미치게될 이들 하천의 이용문제는 반드시 하류의 관계 당사자와 협의해야 온당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미 금강산댐과 관련하여 남과 북을 관류하는 하천의 합리적 이용문제를 평화적으로 협의하기 위하여 수자원 공동이용에 관한 남북한 당국간의 회담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북괴백서에서 남·북한에 관류하고 있는 하천의 수자원이용에 관한 협의문제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
▲근본적으로 북괴는 남북을 관류하고 있는 하천의 수자원 공동이용에 관하여 성실하게 남과 북이 협의해야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는 것이라고 단정 할 수 있다.
이번 백서에서도 나타나고 있지만 그들이 말하는 수자원의 합리적·효율적 이용이란 우리측에 영향이 있건 없건 관계없이 그들 목적에 이용만 하면 된다는 생각뿐이며 더우기 이를 그들의 적화목적에 악용하려는 데까지 와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북측이 남북으로 관류하고 있는 하천의 공동이용을 위한 남북회담에 응해오도록 온 국민의 단합된 힘을 바탕으로 계속 끈질기게 노력해야 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