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긴축…연말자금난 극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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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자금의 최성수기인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총통화 증가율목표 18%를 지키려는 통화당국의 강력한 긴축정책으로 기업들이 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가계대출을 포함, 일반대출이 사실상 중단된 것은 물론 설비금융마저 보류하자 기업들은 보험·단자 등 제2금융권에 손을 내밀고 있으나 돈 빌기가 극히 어려운 형편이다.
이러한 자금사정을 반영, 국공채수익률과 단자사들의 신종기업어음(CP)매입금리가 높아지고 있고 월2.5%의 고리로 사채를 쓰는 중소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은이 총통화증가율 목표를 지키려고 11월중 2천7백37억원의 대 시중은행 대출금을 회수한데 이어 12월중에도 3천억원 이상 대출금을 회수하고 거의 모든 신규대출을 사실상 중단시켰다.
이에 따라 은행들도 꼭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1억원 이하의 시설자금에 한해 본점승인을 거쳐 신규대출을 하도록 하는 외에는 신규대출은 일체 않고 있다.
은행들은 올해들어 기존 대출금을 꺾기식 방법으로 예치케 했던 기업의 예금으로 대출금을 상쇄하는 예대상계방법까지 동원, 12월 들어 2천억원 규모의 대출금을 회수했다. 이같은 긴축조치는 한달 평균 1천억∼2천억원수준이던 은행의 신규대출이 이달 들어2백억∼3백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은행대출이 어려워지자 기업들은 단자사에 CP발행을 요청하고 있으나 단자사들은 26일 현재 7천1백억원 어치의 통화안정증권인수로 자금이 달려 이에 응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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