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의 1메가D램 개발|86년 과학계 무슨 일이 있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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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금년 한 햇 동안 국내 과학계는 민간기업의 기술개방이 활발한 가운데 2000년을 향한 과학기술 장기계획의 세부 실천 계획을 마련하는 등 주목할만한 움직임이 있었으나 물질 특허 등 한미간 통상 타결로 선진국의 압력을 받게된 한해였다.
그중 「2000년…세부 실천 계획」 은 우리 나라에서 처음으로 과학기술에 대한 장기 비전을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으나 지나치게 미래를 「장미 빛」으로만 엮은 것이 아니냐는 일부 비판론도 있었다.
87년부터 2001년까지 총54조원을 투임, 5대 중점 추진분야와 2대 기반사업에서 2백29개 과제를 개발한다는 것이 이 계획의 주요 골자.
이 같은 계획은 구체적인 실천방법과 꾸준한 투자, 일관된 정책 등이 성패의 관건이기 때문에 87년부터 시작되는 실천과정이 더욱 중요하다고 과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한편 한미간 논란이 거듭돼오던 무역현안 문제가 협상을 거듭한 끝에 지난 7월 일괄 타결됐다.
그중 소프트웨어 보호문제는 과학기술계의 비상한 관심을 물러 일으켰다.
또 컴퓨터 프로그램 보호법이 연말 국회에서 법안의 무더기 통과시 함께 통과돼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는 자체 정비에 부산한 한편 대비책에 고심하고 있다.
과기처는 소프트웨어 보호문제를 저작권법에 포함시키지 않고 별도 입법함으로써 운영에 다소 융통성을 부여하고 후발국으로서 불리한 점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기처는 올해부터 처음으로 한국과학기술원 등 정부 출연 연구소 연구원을 중소기업에 3∼6개월간 파견, 기술지도를 해주고있다.
올해는 모두 14명이 전기·전자·기계·화학·제약 등 14개 기업체에 파견돼 현장 기술 지도를 했다. 파견 연구원들은 봉급의 50%는 파견된 기업체에서 받았다.
연구원들의 기술 자문을 받은 기업체들은 대체로 『기술적으로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 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파견 기간이 너무 짧아 겉 핥기식으로 흐를 염려도 있다』 고 아쉬워했다.
우리기술이 세계 첨단수준에 가장 근접해 있는 반도체 부문에서 삼성·금성반도체가 올해 256KS램을 개발했다.
또 삼성·금성·현대전자 등이 1메거D램을 이미 개발해놓고 상품화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반도체 연구조합을 결성 ,4메거D램 등을 공동개발 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정부부처간의 이견과 업계의 이해가 엇갈려 사업진행이 부진했다. 최근에는 한국전자 통신연구소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되 업계의 경쟁개발체제도 가미시켜 4메거D램의 개발시기를 앞당긴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정보통신 분야에선 최초의 국산전전자식 교환기인 TDX-1개발에 성공, 개통식을 가진 것을 꼽을 수 있다. 이의 개발은 통신개발기술·시험평가·품질보증 등 기술을 체득해 ISDN (종합정보통신망) 구축에 대처할 수 있는 기술능력을 축적케 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지난해 과기대가 문을 연데 이어 포항공대가 연말에 개교했다. 포항공대는 미국의 칼테크 (갤리포니아공대)와 같이 연구중심 대학을 표방하고 있어 과학 영재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과기대와 약간 다른 성격을 보이고 있다.

<김광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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