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품시가 851억원 상당의 '짝퉁' 해외 유명브랜드 유통판매한 일당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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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지에서 만든 해외 유명브랜드 `짝퉁` 가방 [사진 부산중부경찰서]

중국 현지에서 만든 ‘짝퉁’ 해외 유명브랜드를 국제 택배로 국내에 반입해 인터넷 카페와 카카오 톡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로 대량 유통·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중부경찰서는 국내에 해외 유명브랜드의 모조상품 85억1000만원(정품 시가로 851억원 상당)을 유통·판매한 혐의(상표법 위반)로 중국총책 윤모(33)씨와 국내 도·소매업자 등 4명을 구속하고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국내 판매총책 김모(32·여)씨는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윤씨는 2012년 9월부터 중국 광저우에 있는 제조업자와 짜고 루이비똥·샤넬·구찌·프라다 등의 가짜 해외 유명 브랜드의 가방·지갑·시계·의류·선글라스 등 다양한 모조상품을 만들어 수배된 김씨를 통해 국내 도·소매업자에게 유통·판매한 혐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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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이용해 `짝퉁` 가방 홍보하는 모습 [사진 부산중부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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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가방 광고하는 모습 [사진 부산중부경찰서]

이들은 모조상품을 유통하면서 단속을 피하기 위해 철저하게 SNS를 이용했다. 김씨의 경우 윤씨가 제공하는 모조상품을 스마트폰 ‘앱’으로 국내 도소매업자에게 널리 광고했다. 또 불구속 입건된 이모(33·여)씨의 경우 인터넷에서 카페를 운영하며 국내 도·소매업자들이 모조상품을 거래할 수 있게 광고하거나 주문관리를 해주기도 했다. 소매업자 김모(26·여)씨는 7800명이 친구로 등록된 ‘카카오 스토리’로 모조상품을 팔기도 했다.

경찰은 이 카카오 스토리를 통해 범행계좌와 연락처를 확보한 뒤 중국 칭다오에서 국내에 입국하던 중국총책 윤씨를 검거했고, 순차적으로 도·소매업자를 검거했다.

이들은 모두 타인 명의의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이용했으며, ‘카카오 톡’으로 일대일 주문을 받거나 자동으로 대화내용이 삭제되는 기능이 있는 중국 메신저 ‘윗챗’을 이용했다. 모조 상품은 개인 해외 직거래를 위장한 국제 택배로 반입했지만 한꺼번에 많은 양을 배송받을 수 없자 동일한 주소지에 배송 명의자만 수시로 바꿔 지속적으로 물품을 보냈다. 또 도매상이 실제 구매자의 이름과 연락처, 배송지를 상위 공급자에게 알려줘 직접 배송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도·소매업자를 검거해 압수한 휴대폰을 분석한 결과 모조상품을 자유로이 거래하기 위한 인터넷 카페를 확인했다”며 “회원 1만 명이 넘는 이 카페에서 활동하는 주요업체 37개소를 계속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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