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덩샤오핑 반열 오르는 시진핑…6중전회 폐막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핵심'이란 호칭이 공식적으로 부여됐다. 중국 공산당은 27일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8기 6중전회)를 폐막하면서 발표한 공보(公報)에서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란 표현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이는 중국 공산당이 집단지도체제란 대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시 주석을 중심으로 하는 1인 체제로 가동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로써 시 주석은 상무위원을 포함한 지도부의 대폭 물갈이가 이뤄지는 내년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권력기반을 확실하게 굳힌 것으로 평가된다.

'핵심' 호칭은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 시절이나 장쩌민(江澤民) 집권기에 사용됐으나 2002년부터 10년간 집권한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에게는 사용되지 않았다. 덩은 마오쩌둥(毛澤東)을 1세대 핵심, 자신을 2세대 핵심, 그리고 자신이 발탁한 장쩌민(江澤民)을 3세대 핵심으로 명명했다. 후 전 주석 시절에는 당의 공식 문건에서 ‘후진타오 동지를 총서기로 하는 당 중앙’이란 표현을 썼고 2012년 집권한 시 주석에게도 지난 4년간 같은 표현이 사용됐지만 앞으로는 바뀌게 된다.

시 주석에 대한 핵심 표현 사용은 올 초부터 예고되어 왔다. 올 1월 8일 당시 텐진(天津) 대리 서기이던 황싱궈(黃興國)가 “시진핑 총서기, 이 핵심을 굳건히 지켜야 한다”고 말한 뒤 31개 성·직할시 책임자 가운데 20여명이 경쟁적으로 핵심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6중전회 개최 직전인 이달 18일에는 인민일보가 펴내는 격주간 ‘인민논단’ 이 1만5596명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시진핑 총서기가 가진 영수(領袖)로서의 자질이 대다수 간부·대중으로부터 인정받고 있으며, 사회 각계에서 시 총서기의 ‘핵심’ 지위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밖에 나흘간 계속된 6중 전회에서는 시 주석 등 공산당 지도부와 350여명의 당 중앙위원·후보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 주석이 내세운 지침인 전면적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과 반(反)부패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중국 지도부는 이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로 당내 정치생활 준칙과 당내 감독조례 개정안을 채택했다. 공보에서는 시 주석이 직접 회의 참석자들에게 정치생활준칙과 감독조례에 대해 설명했음을 명기했다. 시 주석을 중심으로 한 당 지도부의 '영도'를 철저히 따를 것을 공산당 간부들에게 지시하면서 내부 비리 단속과 기강 확립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공보에는 종엄치당의 관건은 공산당 중앙위원 이상의 고급 간부들에게 달려 있다고 명기하고, 이들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의미의 솔선수범과 신체역행(身體力行·몸소 체험하고 힘써 실천한다는 뜻)을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반부패 문제 외에도 2012년말 출범한 시진핑 지도부 집권 1기의 정책을 총결산하고 경제 현안과 군 개혁을 비롯한 각종 개혁 방안도 두루 논의됐다. 또 당정 주요 고위직에 대한 처벌 및 인사 문제도 심도 있게 논의됐다. 6중전회에서는 지난해 5중전회 이후 낙마한 쑤수린(蘇樹林) 전 푸젠(福建)성 성장과 왕민(王珉) 전 랴오닝(遼寧)성 서기, 황싱궈(黃興國) 전 톈진(天津)시 대리 서기 겸 시장, 톈슈쓰(田修思) 전 공군 정치위원(상장) 등 중앙위원 자격이 공식 박탈되고 이 자리에 자오셴겅(趙憲庚) 중국공학원 부원장 등 2명이 선임됐다.

이번 6중 전회에서는 지도부 물갈이가 이뤄지는 내년 당대회 준비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중국 공산당의 불문율인 '7상8하'(七上八下·정치국원 이상의 간부가 당대회 시점에서 68세를 넘기면 은퇴한다) 규정에 대해서도 논의됐을 것으로 외신들은 예상했지만 발표문에서는 빠졌다.

베이징=예영준·신경진 특파원 y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