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김종부 파문 대기업 "오기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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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국내 스포츠사상 처음으로 3억원 스카우트배상청구소송이 제기될 것 같다.
현대프로축구단은 가계약중인 김종부(21·고려대)가 전격적으로 대우축구단과 9일 계약을 맺자 김에게 계약이행을 촉구하고 현대팀으로 오지않을 경우는 법정투쟁도 불사하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현대측은 김이 끝까지 대우행을 고집할 경우 계약서에 명시된대로 계약금의 두배인 3억원의 위약금을 요구할 계획이다.
다만 그시기는 김선수가 학교를 졸업하는 내년2월이후가 될 것 같다.
현대측은 『김종부는 엄연히 계약중인 우리선수다. 대우의 계약과는 관계없이 내년시즌에 현대선수로 등록할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경우에 따라 2중등록선수가 되어 내년에도 그라운드에 나서지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대해 뜻있는 축구인들은 대우가 기업의 오기때문에 대표팀의 기둥이 될 선수를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냐고 비난하고 있다.
대우측은 『김종부와 현대와의 문제가 미결상태인 것은 알고있지만 본인의 의사가 분명하고 정식계약서에 서명한 이상 지금부터는 엄연한 대우선수』라고 주장했다.
또 대우측은 김종부가 명년 선수생활이 어려우면 군복무를 마친뒤 해외유학을 보낼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
결국 「김종부파동」은 재벌그룹인 현대와 대우의 자존심을 건 해묵은 감정·오기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대우는 지난83년 팀창단시 스카우트 해논 노인호를 현대에 빼앗긴 후 이번 김종부로 반격을 편셈이 되었으며 「노인호파동」때 위약금소송까지 당했던 현대도 이번 김종부문제를 호락호락 양보할 수 없는 처지여서 앞으로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김종부는 9일 김주성(20·조선대)과 함께 계약금 9천만원과 연봉 2천6백40만원에 입단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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