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헌정국에 큰 파문…「5·3 인천사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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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울타리 안에 있다고 생각된 재야운동권과 신민당이 투쟁방법을 놓고 최초로 서로 다른 노선을 표출시켜 개헌정국에 파란을 몰고 왔던「5·3인천사태」.
제5공화국들어 일어난 시위가운데 처음으로 형법상의 소요죄가 적용된 이 사건은 배후 주도세력으로 민통련이 지목되면서 재야단체 간부 대량검거선풍-이돈명변호사 구속(수배 민통련간부 은닉혐의)-이 사건을 보는 시각이 문제가 된 유성환의원구속-민통련 해산명령등 한해내내 파문이 꼬리를 이었다.
당시 구속됐던 사람은 1백72명. 그러나 그후 수배된 사람들이 검거되면 또 다른 관련자가 드러나는등 검거-추가수배-검거-추가수배로 이어지는 검거선풍으로 수사기관에서조차 이 사건 관련구속자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
당초 구속된 사람들은 89명이 기소유예로 석방됐고 구속기소된 58명중 35명이 집행유예로 풀려났으며 23명이 최고 징역7년에서 징역8월까지의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심 계류중이거나 1심재판중에 있다.
서울대 「오월제」에 참석했다가 집시법위반혐의로 구속된 뒤 민통련이 인천사태의 주도세력으로 지목되면서 소요죄가 추가된 민통련의장 문익환목사(68)는 지난달4일 1심인 서울형사지법에서 징역3년(구형 징역7년)을 선고받고 항소를 포기하는 바람에 형이 확정돼 청주교도소에서 성경을 읽으면서 복역하고 있다.
민통련정책연구실장 장기표씨(41)는 지난달 17일 서울형사지법에서 국가보안법위반(이적단체구성예비)죄등이 적용돼 징역7년에 자격정지3년(구형 징역15년, 자격정지5년)을 선고받고 서울고법에 항소중.
도피과정에서 장씨를 숨겨준 혐의로 구속기소됐던 「여성의 전화」원장 김희선씨(43·여) 는 지난달 집행유예로 석방됐으며 지난 10월23일 경찰에 검거된 민통련 사무차장 이부영씨(43)는 구속송치돼 현재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또 이씨를 5개월간 숨겨준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돈명변호사(64·천주교정의평화위원회 회장)는 지난3일의 l심결심공판에서 징역3년에 자격정지3년을 구형받고 서울구치소에서 성경및 종교관계서적과 일본소설을 탐독중.
이변호사에 대한 공판은 사법사상 최대규모인 2백92명의 변호인단이 구성돼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또 이사건과 관련, 구속기소된 「서울노동운동연합」(서노련)간부등 12명중 지도위원 김문수씨(34)등 8명은 지난달 12일 1심에서 최고징역4년까지를 선고받아 복역중이며 3명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사건후 당국이 조사, 발표한 인천사태의 재산피해는 1억6천33만원.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던 주안역∼시민회관주변에 이르는 1㎞ 구간에는 이제 7개월전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사건직후 인천시가 1천2백만원을 들여 이 일대 도로 12α를 새로 포장했고 파손된 보도불록 9천4백60장(5백l6만원상당)도 교체했다.
이와함께 도로변 가드레일 1천60m, 화단6개소등 도로주변도 1천여만원을 들여 새로 단장했으며 시위도중 돌등에 맞아 파손된 입간판 70여개에 대해선 관할 남구청에서 2백30만원의 예산을 책정, 업주들에게 지원해 주었다.
당시 시위대의 화염병 투척으로 불이난 민정당 인천제1지구당사는 사무실내부는 물론, 전기배선까지 불타버려 1개월여 동안 2천7백만원을 들여 전면 보수공사를 해야했다.
슬라브가 열을 받아 3분의l가량이 떨어져 내리는 바람에 새로 골조를 넣어 공사를 했고 도로변 유리에는 돌이 날아와도 바로 깨지지 않도록 선팅을 해 보완했다. <신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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