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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박석민 "두산은 강하지만 야구는 모른다"

중앙일보

입력

 
"두산은 강하다. 그러나 야구는 모른다."

프로야구 NC 박석민(31)이 한국시리즈(KS)에서 만날 두산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NC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박석민의 결승 홈런과 김성욱의 투런포 등에 힘입어 8-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기록한 NC는 2011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KS)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NC 선발투수 해커는 7이닝 동안 안타 6개를 내줬지만 1실점으로 막고 포스트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 지난 21일 1차전에 선발로 나와 3일만 쉬고 올라온 해커는 경기 초반 불안했다. 3회 말 LG 선두타자 손주인에게 볼넷을 내준데 이어 문선재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무사 주자 1·3루. 이천웅 몸에 볼을 맞춰 만루 위기에 빠졌다. 그런데 LG 3번타자 박용택에게 병살타를 유도해 1실점으로 막았다. 이날 해커의 유일한 실점이었다. 해커는 4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해커의 호투에 침묵하던 NC 타자들이 깨어났다. 0-1로 뒤진 4회 초 1사에서 NC 4번타자 에릭 테임즈가 상대 선발 우규민의 직구(시속 128㎞)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 홈런 전까지 테임즈는 8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2회 초 첫 타석에서는 삼진을 당한 후,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그런 테임즈가 두 번째 타석에서 부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테임즈는 이날 5타수 2안타(1홈런)·1타점으로 활약했다.

벼랑 끝에 몰린 LG는 5회 초 1사 주자 2루에서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를 투입했다. 허프는 대타 권희동과 박민우를 땅볼로 잡아 불을 껐다. 하지만 불붙은 NC 타선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7회 초 NC 박석민은 허프의 직구(시속 149㎞)를 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솔로 홈런을 날렸다.

KS를 7번이나 경험한 박석민은 올해 FA(자유계약)로 NC 유니폼을 입고 가을야구에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PO 2차전에서 결승 투런포을 쏘아올렸고, 4차전에선 2-1로 역전시키는 홈런을 날렸다. 박석민은 PO 4경기에 나와 9타수 3안타(2홈런)·3타점을 올려 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NC는 내친김에 쐐기점까지 홈런으로 만들었다. 7회 1사 주자 1루에서 김성욱이 허프에게 투런 홈런을 빼앗았다. 4-1. 결국 허프는 2이닝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NC는 8회 박민우의 적시타로 6-1로 달아났다. LG는 8회 말 정성훈이 NC 불펜투수 원종현을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때렸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NC는 29일부터 정규시즌 우승팀 두산 베어스와 7전4승제의 KS를 치른다. 1차전은 두산 홈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박석민은 "두산은 강하다. 그러나 야구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우리가 잘 즐긴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못치면 못치는 거지'라고 생각해야 한다. 마음을 내려놓고 경기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올 시즌은 내가 마음에 든 적이 없었다. 그래서 단기전에서 더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한국시리즈가 남아서 보여줄 기회는 많다"고 덧붙였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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