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최순실은 대통령의 또 다른 자아. 그녀의 정체는 이 정권 최대 미스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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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최순실이라는 여인의 정체는 세월호 때 사라진 대통령의 7시간과 더불어 이 정권의 최대 미스터리로 남을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20일 대구 매일신문 기고를 통해서다.

진 교수는 "도대체 최순실이라는 사람이 누구인데, 나라를 불신과 불통의 아수라장이 되게 해놓고 정작 당사자는 말 한마디 없느냐"는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도대체 최순실이 누구길래 청와대와 집권여당이 국정까지 내팽개치고 보호하려 드는 걸까?"라며 질문을 던졌다.

진 교수는 최순실 딸 정유라의 이대 입학-학점 특혜 의혹, 최순실의 대기업 발목 비틀기 의혹 등을 열거한 뒤 "언론에서 제기하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그 환경을 실현하는 데에 동원된 수단이 어마어마한 셈"이라며 "상식적으로 정부와 재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진 곳이 어디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청와대 밖에 없다"며 청와대 배후설을 주장했다.

그는 "도대체 최순실은 누구인가? 아무 직함도 없는 그녀가 어떻게 그렇게 막강한 힘을 업을 수 있을까?"라며 "그녀는 최태민 목사의 딸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통령에게 '영혼의 친구'가 되어준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이 늘 입에 달고 다니는 '진실한 사람'의 이상적 모델이 아마 최순실 씨였을 것이다. 최순실 씨의 막강한 힘은 그녀에 대한 대통령의 전적인 신뢰에서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느 정권이나 집권 말기에는 측근 비리가 터져 나오곤 했다. 하지만 이번 정권 아래서 대통령의 가족들은 비교적 조신하게 살았다. 그 비리가 이번 정권에서는 가족 대신에 최순실 사건으로 터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그녀(최순실)가 대통령에게 가족 못지않게, 혹은 가족 이상으로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그녀를 보호하려는 청와대와 집권여당의 노력은 가히 필사적이라 할 정도다"라고 전했다.

그는 "그냥 털고 넘어가면 안 되나? 경제도 위험하고, 안보도 위태롭고, 콘크리트 지지율마저 무너진 상황에서 집권여당의 '국정목표'는 오직 하나 최순실 방어에 있는 듯하다"며 "최순실이 대통령의 또 다른 자아(alter ego)라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덮어도 덮어도 새 의혹이 터져 나오니, 또 종북몰이를 시작했다. 제 버릇 개 못 주니 하게 내버려두자"며 "하지만 이렇게 묻는 것을 잊지 말자. '근데 최순실은?'"이란 해시태그로 글을 마무리지었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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