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선 스타의식이 지나쳤나 다리부상 알지만 매너에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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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남달리 쇼맨십이 뛰어난 남자테니스의 간판스타 유진선(유진선·24·대우중공업)이 이젠 코트의 악동「존·매켄로」를 흉내내고 싶은가.
12일 전한국테니스 선수권대회 남자단식결승에서 유진선은 팀동료이자 라이벌인 김봉수 (김봉수)와의 경기도중 오른쪽 발목부상을 이유로 돌연 퇴장함으로써 비난의 소리가 높다.
유는 이날 화가 난 표정으로 가방을 챙겨들고 시상식도 아랑곳 없이 숙소로 떠나버렸다.
당황한 협회간부들이 몇차례나 전화로 연락, 1시간40분만에 다시 코트로 돌아온 유진선은 『대회기간 내내 오른쪽발목 아킬레스건의 통증으로 고통받아 왔다. 경기가 뜻대로 되지않아 화가 치밀어 올랐다』 면서 『팬들을 무시한내 태도는 잘못됐으나 나도 내 자신을 보호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유진선은 지난9월 아시안게임부터 데이비스컵·대통령기·이번대회까지 무려 73세트의 경기를 강행, 발목에 이상이 생겨 남모르게 고생해왔다.
그러나 전날까지 잘 뛰던 그가 왜 그렇게 무성의하고 신경질을 냈는지 모르겠다고 관계자들은 의아해했다. 부상이 그렇게 심각한 것이 아니라면 곧잘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그의 성격탓인지도 모른다.
일부에선 오랜 단짝인 김봉수에 양보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지만 이날의 흥분으로 보아선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결국 『기권자체보다 기권하는 태도가 나빴다』 는 지적대로 대표선수, 그것도 팬들의 사망을 받는 슈퍼스타로서 매너에 문제가 있었다는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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