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가요 가사 잘못된 표현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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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대중가요 가사 가운데잘못된 것이많다.
문법상 맥이 통하지 않거나 사실과 어긋난 표현들이 적지 않다.
이같은 사실은 작사가들의 모임인「노랫말연구회」(회장 박상희)가 최근 펴낸 회보 『노랫말』의 연구논문에서 지적됐다
이 글을 쓴 박상배씨(38) 는 『대중가요는 비록「3분예술」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짧은 대중예술이지만 다른분야보다 전파력이 강하기 때문에 잘못된 노랫말은 국민정서를 크게 해치는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씨는 20년대 이후 발표된 대중가요 가운데 우선 크게 히트했던 노래중에서 잘못된 가사를 연대별로 모두 20곡을 사례로 들어 지적했다
이가운데 몇곡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짝사랑』(32년·김능인작사)중 『아아 뜸북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뜸북새는 봄과 초여름 사이에 운다.
시의가 맞지 않는다
▲『행복의 일요일』(57년·반야월작사)중 『흐르는 시냇물은 맑기도한데/송사리·숭어떼가 물장구친다…』=숭어는 바다나 깊은 강에 사는 물고기다.
송사리와 어울릴수 없다.
▲『백마야우지마라』(53년·강영숙작사)중 『옥수수 익어가는 가을 벌판에…』=옥수수는 초여름에 익기 시작해 여름이 가기전에 이미추수를 끝낸다.
▲『월남의 달밤』(56년·반야월작사)중『남남쪽 섬의 나라 월남의 달밤…』=월남은 섬의 나라가 아니다.
▲『편지』(74년·임창제작사)중 『멍뚫린 내가슴에…』=「뻥 뚫린」또는「구멍 뚫린」으로 표기했어야 옳다.
멍은 부딪치거나 맞아서 속으로 피가 맺힌것을 말한다.
▲『망부석』(78년·김태곤작사)중 『깊은밤 잠못이뤄…/초생달만 외로이 떴네…』=초생 달은 깊은밤이 아니라 초저녁에 떴다 지는 달이다
▲『창밖에 잠수교가 보인다』 (김정률작사)중 『자면서 너에게 편지를써…』=자면서 편지를 쓴다는 표현은 몽상적 발상이다.
이 가사 가운데는 꿈이라는 표현도 없다.
이같이 지적한박씨는『이렇게 잘못된 표현들이 어떻게 공윤이나 방송심의위원회에서 그대로 통과되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하고『노랫말을 쉽게 쓸수 있다든가 경시하는 풍조는 시급히 없어져야할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이번 조사가 『노랫말을 옳고 아름답게 쓰자』는 차원에서 실시된 것이며 지적한 곡의 작사가를 결코 인신공격하려는 뜻은 아니므로 당사자들의 양해를 바란다고 덧붙인다.
박씨는「길목」이라는 예명으로『사랑의 오두막집』『꿈속의 거리』『생명의 불꽃』등을 발표해온 중견작사가다<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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