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동감 넘치는「인체를 아름다움」|유영오 조각전을 보고…이경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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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조각가에게는 두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부르델」처럼 외부로 힘을 확산시키는 역학적인 조각가와 또하나는 「마욜」 처럼 양괴의내부로 스며드는 질량의조각가다.
이 두 형은 조각이 갖고있는 양대 요소로서 어느조각가가 어느 형에 속하느냐는 것은 전적으로 그사람의 체질에서 오는 것이다.
일찌기 이탈리아로건너가 그곳에서 자리를 잡고 많은 후진을 이탈리아로 끌어들인 조각가 유영교는 어느 쪽이냐 하면 앞에서 이야기한 「마욜」 같은 내향적인 조각가다.
그가 이탈리아에서 본 현대조각의 거장들, 즉 「파치니」 나 「마리노·마리니」,그리고 「그레코」 같은 조각가들은 한결같이 물체의 질량을 향해 내부로 응결하는 형의 사람들이다.
따라서 조각가 유영교가 이탈리아에서 확인한 것은 이미 한국에서 자기가 학창시절부터 시도한 내향적인 조각의 방향이 현대적인 방향성과 크게 다르지않다는 점이다.
이탈리아로 건너간지 8년, 그는 한국에 돌아와서 몇차례 작품발표전을 열고 꾸준히 세계속에서 자기의 역량을 길렀던 것이다.
이번 전시는 그의 귀국전으로서 31일까지 사간동현대화랑과 가회동 한국미술관 두곳에서 함께 열리고 있다.
전에없이 그룹을 형성시킴으로써 집단적인 아름다움을 기획하고 있다.
조각 하나 하나가 독립된의미를 갖고 있으나 그것을 여러개 집합시킴으로써 하나에서는 느낄수 없는 또 다른 정취를 얻은 것이다.
유영교는 이탈리아 대리석으로 가족을 대상으로한 생동감있는 인체조각을 내놓았다.
그가 선택한 대리석은 색감이 따뜻하고 소박해서 신작인데도 오래된 느낌이 나는 장점을 보이고 있다. <미술평론가·현대미술관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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