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대작’ 논란으로 사기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진 가수 조영남(71)씨가 “(나는) 사기를 치는 사람이 아니”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조씨는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오윤경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이 끝나고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조씨는 “저는 생리적으로 사기를 치는 사람이 아니다. 사기를 쳤거나, 치려고 마음 먹은 적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인터뷰 할 때 ‘앤디워홀 등 외국에선 조수를 두는 게 관례’라고 말한 적이 있다”며 “하지만 국내 작가에 대해선 말한 적 없다. 조수 없이 묵묵히 활동하는 화가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든다”며 사과의 뜻도 전했다.
이날 재판에서 조씨 측 변호인은 “조씨가 조수를 통해 그림을 그렸다는 것만으로 속이려는 고의가 입증될 수 없다”며 사기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작가가 100% 그림을 다 그렸는지 구매자들에게 다 고지할 의무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검찰은 조씨가 경미한 덧칠만을 했다고 하는데 경미하다는 주장의 구체적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조씨는 2011년부터 올해까지 화가 두 명에게 그림 작업을 주문한 뒤 덧칠 작업을 해 자신의 그림인 것처럼 판매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조씨가 1억6000여만원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