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경험…88엔 더욱 자신"|숨은 일꾼 자원봉사자의 이 얘기 저 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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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서울 아시안게임은 시민의 참여라는 점에서 좋은 본보기가 됐다. LA올림픽의 경우처럼 자원봉사자들은 대회운영에 큰 도움이 됐다. 이들은 88올림픽 때도 봉사할 뜻을 밝히고 있다. 이들이 겪은 86제전, 이들이 본 아시아드의 보람과 소감을 모아보았다. <편집자주>
▲김명옥씨 (45·주부·NOC서비스센터)=하루 수백여통의 편지 등 우편물을 국가별로 분류, 숙소에 전달해 주면서 집을 떠난 그들에게 고향소식을 직접 전해준다는 보람으로 일했다.
부서간의 업무연계가 제대로 안돼 자원봉사자들이 일을 하는데 애를 먹은 일이 잦았다.
비록 급조된 조직이지만 짧은 기간의 업무임을 감안, 시행착오를 피하기 위해 사전에 업무체제 등에 대한 세심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하루 8시간이나 집을 비워 가족들에게 미안했는데 오히려 남편·아이들이 따뜻한 격려를 해줘 큰 힘이 됐었다.
▲현복자씨 (60·여·메인프레스센터근무)=미국침례교회선교사로 한국에 와서 28년간 생활하다보니 이젠 누가 뭐라해도 한국인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시설·운영이 너무 훌륭했고 금상첨화격으로 메달도 많이 차지해 자랑스러울 정도였다.
한국이라면 「전쟁」을 연상해온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참모습을 알게 해주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을 것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테러위협 때문에 어쩔 수는 없었지만-보안체크가 너무 심해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도 적지 않은 불편을 겪었다는 것이다.
▲이혜련씨(25·메인프레스센터근무)=아시안게임 못지 않게 매스컴의 취재게임도 41개국 기자들이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취재활동을 하는 등 훌륭히 치러졌다고 생각한다.
중공기자들이 쇼핑센터에 가서 눈을 크게 뜨고 놀라는 표정이나 민속공연을 보면서 감탄하는 모습은 잊혀지지 않을 추억이 될 것 같고 그런 것들이 이번 대회의 보이지 않는 성과 라고 할 수 도 있을 것이다.
다만 유사한 자료들을 많이 만들어 예산을 낭비한 점이라든가, 파티가 너무 많이 열려 시간이 겹치는 사례 등은 고쳐야 하지 않을까.
▲신순애양(21·일본어통역)=한국인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러고 노력했다.
외국선수들이 서툰 우리말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 반가왔다. 외국선수단에 대한 지나친 친절이 보기에 민망스럽고 역겨울 때도 있었다. 친절의 미덕을 살리되 자존심을 잃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일부의 냉소적인 태도에는 문제가 있다. 앞으로 88올림픽도 국민의 호응하고 참여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 없다. <김석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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