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소행이 거의 확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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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김포공항 국제선폭발사건은 과연 어떤 집단의 소행일까.
경찰은 수법이 83년의 대구미문화원(9월26일)폭파사건, 버마 아웅산 암살사건(10월9일)와 흡사한 점으로 미루어 일단 북괴나 북괴의 사주를 받은 불순분자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시한 폭탄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대구 미문화원사건과 일치하고 대량인명 살상용 고성능 폭약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버마 아웅산사건과 같다.
또 대구 미문화원사건과 버마 아웅산 사건은 모두 북괴의 대남침투간첩용 일제 건전지(MAXELL표)가 현장에서 수거됐다는 것이 공통점.
대구 미문화원사건은 북괴의 간첩소행으로 단정지어졌을 뿐 범인을 검거하지 못했고, 버마아웅산사건은 범인 2명이 검거된후 북괴의 소행임이 밝혀져 버마가 북괴의 승인을 취소하고 외교관계를 단절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었다.
특히 아웅산 사건은 70년 북괴의 현층문 폭파사건과 수법이 똑 같아 이번 사건은 북괴의 폭력테러 행위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다.
아웅산 암살사건=83년 10월9일 낮12시 55분(현지시간 10시25분) 버마를 공식방문중이던 전두환대통령 수행원들이 랭군 아웅산 묘소를 참배하려고 기다리던중 폭발물이 터졌다.
이 사건으로 서석준 부총리 등 한국측 수행원 17명이 순직하고 버마인 4명이 숨지는 등 21명이 사망하고 한국인 14명, 버마인 32명등 4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한국과 버마합동수사반은 사건 현장에서 불발탄 1개(길이 9인치. 폭 4인치. 두께3인치)와 소이탄(두께 3인치의 바나나모양)를 수거하고 말발굽형 자석 4개, 배터리등을 찾아냈다. 불발 폭탄의 무게는 16. 5파운드였으며 속에 7백-8백개의 파편이 들어있어 팍발하는 경우 30미터 이내의 사람은 90%가 사망또는 중상을 깁는 고성능으로 밝혀졌다.
또 뇌관은 전기타이으로 원겨조종장치가 되어있었고 배터리는 MAXELL ONC-8501형의 일제 1.5V짜리로 대구 미문화원사건. 다대포 건첩침투사건때 수거된 것과 동일한 것이었다.
버마 수사당국은 사건발생 직후 범인으로 진모. 강민철 등 2명을 검거, 북괴의 소행으로 확인한 뒤 발생26일만에 북괴의 정부승인을 취소하고 외교관계를 단절했다.
대구미문화원 폭파사건=83년9월26일 하오9시36분 대구시 삼덕동 대구미문화원정문 현관에서 시한폭탄이 터졌다. 이 사고로 폭탄 발견자인 허병철군(17 당시영남고교1년)이 사망하고 문화원 경비원 김성남씨(40)등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현장에서 불발탄인 어깨멜빵이 있는 감색가방 1개를 수거한 결과, 이폭발물이 두께4cm. 가로.세로 각각 26cm로 1. 5V짜리 일제 MAXELL건전지 2개가 뇌관과 연결된 시한폭탄임을 밝혀내고 북괴의 소행으로 단정했다.
또 대간첩본부는 이 폭발물이 북괴가 제조한 인명대량살상과 시설파괴용 군용폭약으로 숫와 RDX(탄력고성능폭약)를 혼합한 것이며 위력이 TNT보다 1. 4-1. 6배나 강한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결국 이사건은 북괴의 소행이라고 확정되었을 뿐 범인은 잡못했다.
김포공항 폭발사건=경찰은 고성능 폭약인 COMP-C4로 만든 사제폭탄으로 보고 있으나 현장에서 폭발물을 추정할만한 결정적 단서를 잡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전선 1m, 배터리 2개등을 현장에서 수거했으나 전선은 폭박물에 쓰인 것이 아니고 다른 곳에 배선된 것이 폭발로 떨어진 것이며 건전지는 현장부근에 있던 자전거의 경음기용으로 밝혀져 수사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한 폭발물 전문가는 『현장에 전혀 흔적을 남기지 않은 점으로 미루어 폭발물 전문기술자의 소행』이라고 지적하고 폭발위력과 파편용 베어링이 검출된 점으로 미루어 대구 미문화원 사건처럼 인명살상용 사제폭탄일 가능성이 많다고 보고 있다. <권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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