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 전년비 32.7%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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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을 통해 지급되는 한방진료비 규모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 급증과 안정화 방안’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는 3580억원으로 전년보다 32.7% 늘어났다. 양방진료비는 1조1978억원으로 한방진료비보다 많았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은 3.8%에 머물렀다. 한방진료비 규모가 늘면서 지난해 전체 자동차보험 진료비는 1조5558억원으로 1년 전보다 9.4% 증가했다. 건강보험 진료비 증가율(6.9%)보다 높다.

보험연구원은 한방 치료에 대한 자동차보험의 보장 범위가 건강보험보다 넓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한방 관련 의약품, 약침술, 추나요법(한의사가 손이나 신체 일부를 사용해 환자 신체에 자극을 가하는 치료법), 한방물리요법 등은 건강보험에서는 비급여 항목에 해당하지만 자동차보험에서는 진료수가로 인정되고 있다. 건강보험에서 진료비를 받을 수 없는 여러 한방 치료에 대해 자동차보험에서는 진료비를 보장해준다는 얘기다.

특히 이런 치료에 대한 의료기관 간 진료비 편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연구원이 한방 의료기관에서 이뤄진 치료에 대한 1인당 평균 비용을 상·하위 10% 그룹으로 나눠 비교한 결과 추나요법은 33배 차이가 났다. 약침술은 17배, 물리요법은 16배의 차이를 보였다.

이는 불필요한 보험금 지급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보험연구원의 진단이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방치료 중 일부는 정해진 수가가 없고, 표준화된 진료지침도 없어 과잉청구의 우려가 있다”며 “한방 표준진료지침을 마련해 보험금 심사에 적용하고, 한방 물리치료 및 관련 의약품에 대한 진료수가를 정해 고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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