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으로 풀어낸 햄릿의 비극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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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9호 30면

영국의 컬트 밴드 ‘타이거 릴리스’와 덴마크의 ‘리퍼블리크 씨어터’가 함께 만든 독보적인 개성의 음악극. 음악과 이미지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무대다.


초고음의 카스트라토 창법을 구사하는 타이거 릴리스의 보컬 마틴 자크가 해설자로 등장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타이거 릴리스는 아코디언·기타·피아노?등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하며 극을 이끄는데,?오필리어의 심정을 담은 처연한 발라드 ‘얼론(Alone)’,?‘죽느냐 사느냐’를 섬뜩한 카바레 음악으로 바꾼 ‘투 비?오 낫 투 비(To Be or Not to Be)’ 등이 심연을 파고든다. 햄릿 일가의 슬픈 자화상은 덴마크 최고의 공연예술상인 라우머트상을 수차례 수상한 리퍼블리크 씨어터의 연출 겸 무대 디자이너인 마틴 툴리니우스를?통해 아름답고 시적인 이미지로 그려진다.


무대 위에 투사된 거대한 강물이 오필리어를 통째로?집어삼키는 장면은 “지금껏 본 가장 아름다운 오필리어의 죽음”(Teatralny)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글 유주현 객원기자, 사진 LG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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