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가구 월세비중 높고 주거비 부담 늘어

중앙일보

입력

20~34세의 청년가구의 주거형태가 전세에서 월세로 바뀌고 주거부담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청년가구의 주거소비 특성’ 보고서를 통해 청년가구 주거상황이 장년가구(35세~49세)보다 취약하고 주거소비가 줄어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가구 중에서도 20세에서 24세의 사회초년생 주거상황이 가장 취약하고 결혼하지 않은 미혼 청년가구는 30대에도 여전히 주거상황이 어려웠다.

월세에 거주하는 청년가구 비율은 지난 1999년 12%에서 2014년 24.2%로 12.2%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장년가구의 월세 증가율은 5.7%포인트에 그쳤다. 청년층의 주거면적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 15년 간 장년가구의 주거면적은 11.5㎡가 늘었지만 청년가구는 3.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월세로 인한 주거비 부담도 청년가구가 다소 컸다. 소득대비 주거비 부담이 청년가구는 19.2%를 기록했고, 장년가구는 18.5%였다.

주산연은 청년가구의 주거상황이 나빠지는 이유로 청년실업률 증가를 꼽았다. 청년 실업인구가 늘면서 청년들의 전체 소득도 정체되면서 주거개선을 위해 지출 가능한 돈이 줄면서다. 지난 2009~2014년까지 청년가구의 지난해 대비 실질가구소득 증가율의 평균값은 0.1% 줄어 금융위기 이후 청년가구의 자산 축적이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주산연은 청년가구의 주거소비 기반을 안정적으로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미경 주산연 책임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는 청년가구의 주거상향 이동을 지원할 수 있는 자산형성과 주택마련을 위한 금융지원 확대 정책이 필요하다”며 “기혼 청년가구가 늘어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